9번부터 3번까지 뛴다. ‘4인 테이블세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NC 김경문 감독이 144경기 체제에서 내놓은 해법이다.
NC의 타순을 보면 9번 김종호∼1번 박민우∼2번 이종욱∼3번 나성범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언제든지 도루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성범은 테이블세터가 출루하면 타점을 올려야 하는 3번타자지만, 올 시즌 “기회가 되면 뛰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김 감독이 지난 시즌이 끝난 뒤부터 만들어놓은 선수 구성이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김종호와 모창민을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특히 2013년 50도루를 기록한 김종호의 부활을 누구보다 바란 이유는 ‘뛰는 야구’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50도루를 한 박민우에, 30도루는 할 수 있는 이종욱, 여기에 김종호까지 합세하면 무서운 테이블세터를 완성할 수 있다. 20도루는 너끈히 가능한 나성범마저 뛰면 득점 기회는 늘어난다.
무엇보다 상대 배터리의 부담이 가중된다. 상대하기 껄끄러운 팀이 되는 것이다. NC는 6일까지 9도루를 기록 중이다. 삼성(12도루)에 이어 2번째로 많다. 여기에 에릭 테임즈, 모창민, 이호준이 뒤를 받쳐주기에 팀 타선이 더 강해질 수 있다.
더욱이 ‘타격에는 기복이 있지만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는 말이 있다. NC는 2년간 128경기를 치렀고, 9구단 체제로 인해 4일 휴식기가 있는 시즌만 보냈다. 휴식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인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불안요소가 존재한다. 김 감독이 발에 중점을 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