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최초의 야수 강정호(28·피츠버그)가 마침내 데뷔전을 치렀다.
강정호는 9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벌어진 신시내티와의 원정경기에서 4-4로 맞선 8회초 1사 후 9번 타순의 투수 아르키메데스 카미네로를 대신해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점보 디아스. 강정호는 2구째 시속 153km짜리 지구를 받아쳐 3루수 땅볼을 기록했다. 이후 투수 토니 왓슨으로 교체됐다.
첫 타석에서 땅볼에 그쳤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메이저리그 선배’ 최희섭(36·KIA), 추신수(33·텍사스)의 첫 타석도 대타였고, 범타로 끝났다. 그러나 이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최희섭의 메이저리그 첫 타석은 2002년이었다. 1999년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이후 3년만이었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2002년 빅리그로 올라와 1루수를 볼 예정이었지만 손목을 다치면서 데뷔전이 미뤄졌다. 그 해 9월 4일 밀워키전에서 기회를 잡았다. 이날 최희섭은 선발 라인업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7회초 프레드 맥그리프 대신 1루수 대수비로 리글리필드를 밟았다. 10-1로 앞선 7회말 2사 후 발레리오 델 로스 산토스를 상대했다. 최희섭은 볼카운트 2B-2S까지 좋은 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헛스윙삼진으로 물러났다.
추신수는 2000년 시애틀에 입단했지만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기까지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기다림은 헛되지 않았다. 2005년 4월 22일 세이프코필드에서 벌어진 오클랜드전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남겨놓고 출전 기회가 주어졌다. 0-3으로 뒤진 9회말 2사 1루서 상대 투수 옥타비오 도텔의 2구째를 때렸다. 결과는 1루수 땅볼이었다.
LA 다저스에서 활약 중인 투수 류현진의 첫 타석도 흥미로웠다. 상대 투수가 샌프란시스코 매디슨 범가너였다. 2013년 4월 3일 다저스타디움에서였다. 류현진은 1-1로 맞선 3회말 1사서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의 4구째를 받아쳐 1루수 땅볼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