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리그를 씹어 먹는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다. NC 4번타자 에릭 테임즈(29·사진)는 12일 마산 SK전에서 시즌 7호 홈런을 터트렸다. 개막 후 11경기에서 7홈런을 기록하는 가공할 만한 페이스다. 테임즈는 4-11로 뒤진 5회말 1사 2루서 SK 좌완 에이스 김광현의 초구 직구(143km)를 밀어 쳐 좌중월2점홈런을 뽑아냈다. 이로써 테임즈는 삼성 나바로(6홈런)를 제치고 홈런 단독 1위로 치고 나갔다.
테임즈는 타점에서도 19개로 팀 동료 이호준(18점)을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섰다. 타율(0.421)과 출루율(0.531)도 최상위권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16안타 중 11개(홈런 7개·2루타가 3개·3루타 1개)가 장타라는 사실이다. 장타율은 1.105에 달한다.
또 하나 테임즈의 무서운 점은 ‘달리는 4번타자’라는 데 있다. 득점 역시 14개로 최상위권이다. 테임즈 바로 뒤에 5번타자로 이호준이 버티고 있어 득점 증가의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이호준은 “테임즈가 발이 빨라 1루에만 있어도 내가 2루타를 치면 홈에 들어온다”고 공을 돌렸다. 실제로 테임즈는 도루 2개를 성공하기도 했다. 9일 광주 KIA전에선 사이클링히트의 대기록도 세운 바 있다. 볼넷을 9개 얻어내는 동안 삼진은 5개뿐이다. 현 시점에선 완전체 타자에 가깝다. 125경기에서 타율 0.343, 37홈런, 121타점, 95득점, 152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110을 기록한 지난해 자신의 성적을 압도하는 기세다. KBO리그 최강의 외국인타자라 할 만하다. 테임즈는 경기 후 “특별히 홈런을 의식하고 치지 않는다. 매 타석 집중할 뿐이다.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되는 홈런에 의미를 두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