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3R 16언더 단독선두 질주… 대회 36-54홀 기록 잇달아 경신
13일 3타만 줄이면 우즈 기록 넘어
13일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7435야드)에서 막을 내리는 제7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올해도 화제 만발이다. ‘그린재킷’의 주인공은 한 명이지만 드라마의 주인공은 그렇지 않다.
○ 기록의 사나이, 조던 스피스
1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로 나선 조던 스피스(22·미국)는 11일 2라운드에 이어, 12일 3라운드에서도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역대 36홀 및 54홀 기록을 연달아 경신한 그는 13일 최종 라운드에서는 사상 5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1∼4라운드 연속 1위)에 도전한다.
스피스는 3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치며 중간 합계 16언더파 200타를 기록했다. 레이먼드 플로이드(1976년)와 타이거 우즈(1997년)가 갖고 있던 종전 54홀 최저타 기록(15언더파 201타)을 한 타 앞선 것이다. 스피스는 마지막 날 3타만 줄여도 우즈가 1997년 기록한 마스터스 역대 최저 타수(18언더파 270타)를 넘어선다.
스피스는 마스터스 첫 출전이던 지난해에도 4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시작했지만 우승컵은 버바 왓슨(미국)에게 내줬다. 지난해 우승했다면 우즈의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21세 104일)을 깰 수 있었다. 우즈는 올해 대회를 앞두고 “1997년에 내가 처음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때 스피스는 기저귀를 차고 있었다”는 농담을 던졌는데, 스피스는 “그땐 내가 네 살이었는데 기저귀를 차고 있었을까”라며 응수하기도 했다.
○ 신(神)만 안다, 최종 4라운드
스피스는 2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12언더파 204타)에게 4타 앞서 있다. 하지만 골프에서, 특히 마스터스에서는 장갑을 벗기 전까지 속단은 금물이다. 1996년 그레그 노먼(호주)은 4라운드에 들어설 때까지 닉 팔도에게 6타나 앞서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날 최종 라운드에서 6오버파를 치며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됐다. 우승은 5타를 줄인 팔도의 차지였다.
새 골프 황제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도 2011년 이 대회에서 대역전패를 당했다. 1∼3라운드 선두였던 그는 4라운드에도 2위에 4타나 앞서 있었지만 10번홀(파4)에서 트리플 보기를 한 뒤 무너졌다. 최종일에 8오버파를 친 매킬로이는 결국 공동 15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후 매킬로이는 나머지 3개 메이저대회(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에서 모두 우승했지만 마스터스의 역전패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 못했다.
우즈와 매킬로이는 3라운드까지 공동 5위(중간합계 6언더파 201타)에 올라 최종일에 동반 라운딩을 한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한조로 경기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승과는 거리가 멀지만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매치업이다. ○ 검은 셔츠의 마법, 필 미켈슨
스피스는 최종일에 2위 로즈와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한다. 그런데 스피스에게 더욱 강력한 경쟁자는 11언더파 205타로 3위에 올라있는 ‘왼손’ 필 미켈슨(45·미국)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미켈슨은 마스터스에서 더욱 강했기 때문이다. 그는 2004, 2006, 2010년 세 차례나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대회장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이 왼손 골퍼에게 유리하다는 해석도 미켈슨의 역전승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3라운드까지 스피스에게 6타 뒤진 미켈슨은 “마지막 날에는 검은 셔츠를 입고 나오겠다. 난 검은 셔츠를 입고 이곳에서 세 번 우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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