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정우람, 공익근무 시절에도 매일 몸 만들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20일 05시 45분


SK 불펜이 몰라보게 강해졌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정우람의 존재감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힘들다. 스포츠동아DB
SK 불펜이 몰라보게 강해졌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정우람의 존재감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힘들다. 스포츠동아DB
■ SK 불펜의 핵심 정우람

8경기중 7경기 무실점…불펜 안정 일등공신
“입대전보다 제대 후 더 주목받아 얼떨떨하다
아직 적응중…삼성처럼 강한 불펜 만들어야”

SK가 잘 나간다. 19일까지 10승6패로 시즌 전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순항하고 있다. 전력을 꼼꼼히 살펴봐도 큰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불펜진의 안정화가 큰 몫을 했다. 여기에는 정우람(30)의 존재가 크다. 성적도 이를 증명한다. 정우람은 15일 문학 넥센전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으면서 3실점이나 하기 전까진 6경기 동안 ‘미스터 제로’였다. 한 번 크게 무너진 직후의 등판이었던 18일 문학 LG전에선 1.1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시즌 초반이다. 몇 경기 안 던졌다”며 고개를 젓고는 “앞으로가 중요하다. 50경기 정도는 치르고 난 뒤에 평가 받겠다”고 밝혔다.

● 김원형 코치가 본 정우람

SK 김원형 코치는 “(정)우람이가 당연히 잘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군 복무로 인해 2년간 공백이 있었지만 걱정하지 않았다. 김 코치는 “(정)우람이는 군 제대를 앞두고 운동을 시작한 게 아니었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구장에 매일 같이 나와 구슬땀을 흘렸다”며 “스프링캠프 때 보니 몸을 잘 만들어놓아서 나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그 노력이 지금의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쉬운 일은 아니다. 정우람은 입대 전 많은 경기에 등판해 많은 공을 던졌다. 어찌 보면 2년의 공백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그러나 쉬지 않았다. 정우람은 “입대하면서 세웠던 목표가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투입될 수 있는 몸을 만들자’였다”며 “훈련을 하지 못하는 한이 있어도 구장에 나왔다. 공익근무여도 출근을 하면 군복을 입고 다른 군인들과 9시간 동안 똑같이 생활했기 때문에, 공을 던지거나 웨이트트레이닝 같은 개인훈련을 하지 못했는데,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면서 몸을 움직였다”고 털어놓았다.

● 정우람이 보는 정우람

흘린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정우람은 복귀하자마자 명성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적응 중”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스포트라이트가 낯설기만 하다. 정우람은 “나는 매일 경기에 나가는 투수일 뿐 스타플레이어가 아닌데, 입대 전보다 제대 후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어서 사실 얼떨떨하다”며 “아직 리그에 적응하고 있는 상황인데 내 등판에 너무 많은 이목이 집중돼 부담감도 있었다”고 밝혔다.

섣부른 평가도 마다했다. 정우람은 자신의 복귀와 더불어 팀 불펜진이 안정됐다는 말에 “내가 돌아와서 시너지효과를 낼 수는 있겠지만 그건 잠시일 뿐”이라며 손사래를 치고는 “더 중요한 건 삼성처럼 실력 있는 투수들이 불펜에 많은 것이다. 우리 팀 젊은 투수들의 실력이 많이 올라왔다. 그 덕분에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나에 대한 평가도 50경기는 던지고 난 뒤에 평가를 해달라”며 “하루 빨리 리그에 적응해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문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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