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속경기 멀티히트…서건창 공백 완벽히 해소 넥센 최근 4승1패…염 감독 “기회 계속 주겠다”
야구는 팀 스포츠다. 투타가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1명의 ‘미친 선수’가 경기를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
4승8패로 처졌던 넥센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언제일지 모르는 5할 균형에도 도달했다. 대체 불가능할 것 같던 리드오프 서건창의 부상 공백이 조금씩 옅어지고 있다. ‘고볼트’ 고종욱(26·사진)의 등장 덕분이다.
고종욱은 10일 1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군에서 꾸준히 1번타자 역할을 수행했지만, 1군에선 경험이 많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도 서건창의 부상 이후 1번타자를 찾아 몇몇 실험을 했다. 주장 이택근을 1번으로 올렸지만 체력적 문제 때문에 꾸준히 활용할 수 없었다. 이제 주전 자리를 잡고 1군에 발을 내딛기 시작한 김하성도 중압감을 이기지 못했다. 돌고 돌아 고종욱이 16일 문학 SK전부터 리드오프를 꿰찼다.
고종욱은 한양대 시절 이대형(kt)보다 빠른 발로 두각을 드러냈지만, 2011년 넥센 유니폼을 입은 이후로는 크게 활약하지 못했다. 그해 5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8, 1홈런에 그쳤다. 7도루를 기록했지만 실패도 6번이나 됐다. 특히 선구안이 약점으로 꼽혔다. 삼진 개수가 많았다. 군 입대기간을 빼고 2011년과 2014년, 2시즌 동안 삼진은 30개였고, 볼넷은 7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고종욱은 16일 SK전 1회 첫 타석부터 투수와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볼넷을 골랐다. 그동안 고종욱에게서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그는 “첫 경기는 여유가 없었는데, 다음부터는 긴장을 조금 덜고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담을 덜어내니 공이 보였다. 17일 광주 KIA전부터 22일 목동 두산전까지 5연속경기 멀티히트로 팀 타격을 이끌었다. 19일 KIA전에서 시즌 1호 홈런을 날린데 이어 사흘 만에 2호 홈런도 뽑아냈다. 넥센도 이 기간 동안 4승1패를 기록했다.
염 감독은 “(고)종욱이에게 기회를 꾸준히 주겠다”고 공언했다. 고종욱은 “부족한 선구안을 길러야 한다.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신 만큼 꼭 보답하고 싶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