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cm 이종현, NBA 향한 첫 점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3일 03시 00분


美 매체 “6월 신인 드래프트 참가”… 지명 못돼도 서머리그 출전 가능
2004년 하승진 이어 두번째 도전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 센터 이종현이 2015년 미국프로농구(NBA)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한다. 이종현이 지난해 9월 스페인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조별리그 D조 3차전 슬로베니아전에서 호쾌한 덩크슛을 터뜨리고 있다. 동아일보DB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 센터 이종현이 2015년 미국프로농구(NBA)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한다. 이종현이 지난해 9월 스페인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조별리그 D조 3차전 슬로베니아전에서 호쾌한 덩크슛을 터뜨리고 있다. 동아일보DB
“일단 세계 최고의 무대에 도전해 제 가치를 알고 싶어요. 모든 농구 선수들의 꿈이잖아요.”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의 센터 이종현(21·고려대)이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을 위한 첫발을 뗀다. NBA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미국의 온라인매체 ‘드래프트 익스프레스’는 22일“이종현이 6월 25일(현지 시간) 열리는 NBA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이종현이 NBA팀들에 지명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국대학농구 출신 선수와 스페인, 리투아니아 등 유럽의 유망주들이 대거 드래프트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종현에게 이번 드래프트 참가는 내년 이후를 위한 포석이다. 이종현은 “드래프트 신청을 해야 7월 NBA 서머리그에 참가할 수 있다. 서머리그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나에게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서머리그는 NBA 신인선수와 드래프트에 참가한 유망주들이 뛰는 무대다. NBA 관계자들에게 미리 이름을 알릴 수 있다. 그동안 국내 대학리그 무대에서 이종현의 기량 발전을 기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찍 국내 프로농구에 진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종현이 서머리그라도 뛰면서 기량을 쌓으려는 이유다.

206cm인 이종현은 지난해 스페인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에서 평균 2.6개의 블록 슛으로 대회 전체 1위를 차지했다. 평균 6.8득점, 3.4리바운드, 야투성공률 54.5%를 올리기도 했다. 돋보이는 활약은 아니었지만 블록 슛 1위로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농구아카데미(USBA)에서 한 달간 농구 연수를 하면서 미국 진출을 준비했다. 이종현은 “농구를 가르쳐준 NBA 출신 코치들로부터 ‘너 기본기가 잘돼 있다’ ‘유연성이 좋고 부드럽다’는 칭찬을 들으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종현은 하승진(KCC)이 쓴 역사를 따라가고 있다. 하승진은 2004년 드래프트에 참가해 전체 46순위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 지명돼 한국인 최초로 NBA 무대를 경험했다, 하승진은 두 시즌 동안 46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1.5점과 1.5리바운드를 올린 뒤 2006∼2007시즌을 앞두고 밀워키 벅스로 이적했다가 방출됐다. 이종현은 “하승진 선배가 먼저 길을 가봤기 때문에 더 욕심이 난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배운다는 자세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종현이 NBA 드래프트에 참가해도 국내 프로 무대에서 뛰는 데는 제약이 없다. 한국농구연맹(KBL) 관계자는 “하승진처럼 NBA에서 뛰다 돌아오면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국내 구단의 선택을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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