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와 여자부 중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액 규정을 더 많이 어긴다는 의혹을 받는 쪽은 어디일까. 여자부다. 여자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에서 받는 연봉은 28만 달러(약 3억304만 원)다. 해외 리그에서 받던 연봉보다 훨씬 적다. 따라서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연봉을 편법으로 지불 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한국배구연맹(KOVO)은 다음 시즌부터 여자부 외국인 선수 선발 제도를 트라이 아웃(공개 선수 평가)으로 바꿨다. 29일부터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트라이아웃에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소속 대학 졸업(예정)자 중 해외 프로 리그에서 뛴 기간이 3년이 넘지 않는 선수만 참가할 수 있다. KOVO는 연봉 상한선도 15만 달러(약 1억6235만 원)로 내렸다. ‘연봉 퀸’ 현대건설 양효진(26)이 받는 연봉(2억5000만 원)을 감안할 때 팬들 눈높이를 충족시킬만한 우수한 외국선수를 데려오기에는 부족한 금액이다. 당연히 팀들은 선수 수급에 애를 먹고 있다.
KOVO는 당초 50명 정도가 트라이 아웃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트라이 아웃을 1주일 앞둔 현재 29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지난 시즌 GS칼텍스에서 교체 외국인 선수로 뛰었던 에커맨(22)조차 참가 자격을 갖추고도 신청하지 않았다. 몇몇 구단에서는 아예 ‘트라이 아웃 무용론’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KOVO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자세다. KOVO 관계자는 “한국 구단이 연봉을 후하게 쳐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급(級)이 떨어지는 선수들도 높은 연봉을 요구하는 게 당연한 일처럼 돼 버렸다. 남미 리그에서 5만 달러(약 5415만 원) 정도에 뛸 선수들도 한국 팀에게는 수십 만 달러의 몸값을 요구한다”며 “이런 저런 시행착오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참가 자격을 엄격하게 제안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점점 연봉 상한선을 올리는 등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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