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소속 군인 신분으로는 첫 우승 대회출전 혜택 받으려면 규정 복잡 타고난 스타성…놓치기도 아까워
일병 허인회(28·JDX상무·사진)가 26일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우승했다. 동갑내기 박효원과 연장전까지 가는 명승부도 볼만했지만, 예상보다 흥행효과가 컸던 건 군인이라는 허인회의 특별한 신분 덕분이었다.
지난해까지 프로로 활동한 허인회는 작년 11월 입대했다. 공식적으로 군복무에 따른 휴가 중이다. 현역으로 활동하던 프로골퍼가 군에 입대하면 ‘군가’를 제출하고, 그 기간동안 시드 등을 유예받는 제도다. 당연히 대회에는 출전할 수 없다. 그러나 허인회가 다시 필드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던 건 2월 국군체육부대에서 창설한 상무골프팀 덕분이다. 상무는 10월 열리는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앞두고 한시적으로 골프팀을 만들었다. 허인회를 비롯해 맹동섭, 박현빈, 방두환, 박은신, 양지호(이상 프로) 김남훈, 함정우(이상 아마추어)까지 8명으로 구성됐다. 상무와 KPGA는 협의를 통해 올해에 한해 번외 자격으로 상무선수들에게 정규투어 6개 대회와 2부투어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상무의 프로골프대회 출전은 처음이라 특별한 규정을 만들지는 못했다. 단지 프로출신이지만 아마추어로 보고 우승하거나 예선을 통과해도 상금을 받을 수 없고, 우승할 경우 그에 따른 혜택만 준다는 규정 정도만 마련했다.
허인회의 우승으로 일이 복잡해졌다. 당장 허인회가 받을 수 있는 우승자 혜택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고민이다. 허인회가 프로신분이었다면 앞으로 더 많은 대회에 출전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프로가 아닌 군인 신분으로 대회에 출전 중이다. 우승자 혜택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또 국군체육부대에서 현역 군인인 허인회를 계속해서 프로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허가할 지도 미지수다.
KPGA로서는 숙제다. 스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허인회같은 선수가 계속해서 투어에 나올 수만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규정이 복잡하다.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제한적이다. 그렇다고 출전선수를 마음대로 늘릴 수도 없다. 또 군가 중인 선수를 계속해서 투어에 출전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게 될 경우 다른 선수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다. 그렇다고 허인회를 놓칠 수도 없다. 허인회는 프로 시절에도 남자골프의 몇 안 되는 스타였다. 타고난 스타성과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실력을 모두 갖춘 ‘매력덩어리’다. 군인이라는 특이한 신분까지 더해지면서 허인회의 주가는 더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