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3D 포지션’으로 불리는 포수에게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수비 능력이다. 조금 과장을 하면 수비만 잘해도 된다. 그만큼 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타격 실력까지 겸비한 그야말로 금상첨화의 포수들이 시즌 초반 그라운드를 달구고 있다.
롯데 강민호(30)와 두산 양의지(28)는 나란히 포수 부문 최다 홈런(6개·전체 공동 5위) 1위를 달리며 ‘장타 본능’을 뽐내고 있다.
자유계약선수(FA) 대박을 터뜨린 2014시즌 성적 부진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강민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명예회복을 선언했다. 그는 5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홈런 3방을 앞세워 역대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 기록(8타점)을 작성하며 부활을 알렸다. 26일 삼성전에서도 홈런 1개를 포함한 멀티안타(3개), 5타점을 올리며 물오른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어 2010년 기록했던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23개)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양의지는 팀의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찬 2010년 홈런 20개(타율 0.267, 68타점)를 터뜨리며 공격형 포수 대열에 합류했다. 1990년 LG 김동수(47·현 LG 2군 감독), 1999년 두산 홍성흔(39)에 이어 3번째 포수 신인왕에 올랐던 그는 한동안 홈런 생산이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두 자릿수 홈런(10개)을 기록한 양의지는 22일과 23일 넥센을 상대로 3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강민호와 포수 홈런왕을 다투고 있다.
지난해 한동안 4할대 타율을 유지했던 SK의 이재원(27)은 올 시즌에도 정교한 타격 솜씨를 과시하고 있다. 타율 0.359로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원은 올 시즌 출전한 22경기에서 7차례나 멀티안타를 터뜨렸다. 안타를 한 개도 치지 못한 경기는 3번뿐이다. 사실 이재원은 ‘파트타임 포수’다. 포수보다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날이 더 많다. 올 시즌 포수로 선발 출전한 건 4경기에 불과하다. 지난해도 120경기 중 포수로 출전한 건 61경기밖에 안 돼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들 포수 3인방 중 공수에서 가장 안정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는 양의지는 두산이 2위(27일 현재)로 도약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공신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48)은 “원래 테크닉이 좋은 선수다. 타격의 스윙 궤도가 좋다. 다른 팀에서도 양의지를 무서워한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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