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겠지만, 올해도 10개 구단은 마무리투수들로 인해 바람 잘 날 없다. ‘마물(魔物)’, 즉 야구팬들의 정신을 홀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막 1개월이 지났건만, 부진과 부상으로 개점휴업한 마무리투수들이 상당하다. 여기에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는 투수들도 눈에 띈다.
먼저 LG 봉중근(35)의 부진은 특히 눈길을 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빠르게 몸을 만들며 포크볼을 장착했지만, 개막 이후 연이은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하다. 첫 등판이었던 3월 29일 광주 KIA전에서 브렛 필에게 끝내기 2점홈런을 내주더니 이어 등판한 3경기에서도 모두 실점했다. 7일 대전 한화전에서 나이저 모건에게 다시 끝내기 안타를 허용했고, 15일 잠실 KIA전에서도 3연속안타를 맞고 강판됐다. 열흘 휴식 후 25∼26일 마산 NC전에 연속으로 등판했지만 아직 예전 구위를 찾지 못했다.
롯데 김승회(34)와 kt 김사율(35)은 1군에서 사라졌다. 김승회는 23일 광주 KIA전에서 4점차로 앞선 9회 등판해 무사만루를 자초하더니 필에게 만루홈런을 맞고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지난해 20세이브를 올리며 마무리로 정착하는 듯했으나 올해 9경기에선 방어율 12.27을 기록 중이다. 김사율도 5경기에서 방어율 13.50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뒤 2군에서 선발수업을 받고 있다.
한화 윤규진(31)과 NC 김진성(30)은 부상으로 이탈했다. 각각 오른 어깨염좌와 오른 종아리근육 파열. 윤규진은 캐치볼을 소화하며 5월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부상 이전의 철옹성 같은 모습을 보여줄 참이다. 김진성은 27일 6주 진단을 받았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무너진 NC로선 또 시련이다. 복귀는 6월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첫 풀타임 마무리에 도전하는 두산 윤명준(26)과 KIA 윤석민(29)은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윤명준은 벌써 2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특히 이닝당출루허용수(WHIP)가 1.66으로 높다. 윤석민도 28일 현재 4세이브를 거뒀지만 패전이 2차례에 달한다. 경기마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넥센 손승락(33), SK 윤길현(32)은 1패씩 안고 있지만 안정감 있는 모습이다. 28일까지 윤길현이 6세이브, 손승락이 4세이브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