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4번타자의 부재 속에 4연패의 늪에 빠져있다. 시즌 초반 4번으로 낙점됐던 외국인타자 앤드류 브라운이 부진한 것 말고도 잘 치는 타자가 4번 자리에만 가면 흔들린다.
성적도 이를 증명한다. 브라운은 29일까지 시즌 타율이 0.269에 불과하다. 특히 4번 타순에서 타율이 0.193(57타수 11안타)으로 좋지 않았다. 5번 타순에선 타율 0.471에 3홈런 8타점으로 좋았고, 28일 문학 NC전에선 부상 중인 최정 대신 처음으로 3번을 맡아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29일까지 시즌 타율 0.349, 3홈런, 23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이재원도 유독 4번 타순(타율 0.231)에선 부진했고, 박정권도 4번 자리에선 타율이 0.200에 불과하다. 시즌 타율이 0.232일 정도로 슬럼프에 빠져있지만, 그 와중에 4번 타순에선 더 심각했다.
SK 김용희 감독은 29일 임훈, 허웅과 함께 박정권을 2군으로 내렸다. 김 감독은 “(박정권이) 팀 주축선수여서 1군에 있어야 하는데, 슬럼프 기간이 너무 길어졌다”며 “팀 사정이 여의치 않고, 선수도 부담이 커보였다. 변화가 필요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비단 이들 3명의 문제만은 아니다. SK 김경기 수석코치는 선수들의 4번타자 트라우마에 대해 “못 치면 중압감이 두 배지만 잘 치면 그보다 재미있는 자리가 없다”며 “내가 잘해서 팀이 이기면 좋은 것 아닌가. 다른 타자들이 내가 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는 만큼 재미있게 임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