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어린이날, 동심을 담은 야구장엔 선수들을 연호하는 어린이들의 해맑은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이날만큼은 치열한 승부의 장이 축제의 장으로 꽃피웠다.
5일 오후 2시부터 대전(kt-한화), 목동(삼성-넥센), 사직(SK-롯데), 마산(NC-KIA), 잠실(LG-두산) 5개 구장에서 일제히 시작된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가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하루 5경기가 매진된 것은 KBO리그 사상 최초다. 정확히 9만 명의 관중이 들어차 역대 어린이날 최다 관중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종전 어린이날 최다 관중은 2008년의 8만4840명, 어린이날 전 구장 매진은 4경기 체제였던 2012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날 모두 14개의 홈런과 74점이 폭죽처럼 터지며 어린이팬들을 즐겁게 했다. 한화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5회에만 9득점하며 kt에 15-8로 재역전승하면서 6연속 홈경기 매진 기록을 세운 관중들에게 큰 선물을 했다. 5-8로 뒤진 5회 김경언의 1타점 적시타와 한상훈 2타점 2루타로 8-8 동점을 만든 뒤 정근우가 계속된 2사 만루에서 결승 그램드슬램을 터뜨렸다. 시즌 2호 홈런이자 개인통산 3호 만루홈런. 김태균은 곧이어 우월 2점홈런(시즌 6호)으로 승부의 추를 가져왔다. 정근우는 5타수 4안타 4타점 4득점으로 승리를 이끌었고, 김경언도 1회 3점홈런(시즌 5호) 포함 5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kt는 올 시즌 두 번째 10연패에 빠졌다.
넥센은 목동에서 선두 삼성을 9-4로 제압했다. 3-4로 뒤진 6회 1사 만루에서 대타 문우람이 2타점 결승 적시타를 때렸고, 곧이어 대타 고종욱이 1사 1·2루에서 심창민을 상대로 우월3점홈런(시즌 3호)을 날리며 쐐기를 박았다. 6회 등판해 1이닝을 1안타로 막은 프로 4년차 김동준이 데뷔 첫 승을 따냈다. 넥센은 최근 4연승이자 9경기에서 8승1패의 파죽지세다.
두산은 잠실에서 ‘한지붕 라이벌’ LG를 10-3으로 꺾고 선두 삼성에 1게임차로 따라붙었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6이닝 6안타 2볼넷 2실점 호투하며 시즌 4승째(1패)를 챙겨 다승 공동선두 대열에 합류했다. 두산 타선은 5회에만 민병헌의 2점홈런(시즌 6호)을 포함해 8점을 뽑아 승부를 갈랐다. LG는 6연패 늪으로 빠져들었다.
사직에서는 SK가 롯데를 11-4로 격파했다. 현기증으로 선발 제외된 이명기 대신 출전한 SK 주장 조동화가 5타수 4안타(1홈런) 2타점 3득점으로 승리를 진두지휘했다. 롯데는 5회 문규현(시즌 1호)과 손아섭(시즌 3호), 6회 강민호(시즌 8호)와 김대우(시즌 2호)의 홈런포 4방이 터졌으나 모두 솔로아치에 그쳐 무릎을 꿇었다.
NC는 마산 KIA전에서 선발투수 손민한의 5이닝 3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점) 호투에 힘입어 7-3으로 이겼다. 손민한은 시즌 3승째(3패)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