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미식축구(NFL) 슈퍼볼에서 세 차례나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당대 최고의 쿼터백 톰 브래디(38·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경기 중 바람 빠진 공을 사용했다는 ‘디플레이트 게이트(deflategate)’에 휩싸였다. ‘바람이 빠진’이라는 의미의 디플레이트와 추문을 뜻하는 게이트를 합친 말이다.
NFL 사무국의 지명을 받아 관련 의혹을 조사해 온 테드 웰스 변호사는 6일(현지시간) ‘디플레이트 게이트’ 조사 보고서를 통해 브래디가 올 1월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와의 아메리칸풋볼컨퍼런스(AFC) 챔피언십에서 “바람 빠진 공을 사용한 사실을 적어도 알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에서 바람을 빼지 않았고 규정을 어기지도 않았다”고 한 브래디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인디애나폴리는 1월 경기 중 공에 바람이 빠진 것 같다고 심판에 이의를 제기했고, 사무국은 이를 받아들여 조사를 진행해 왔다.
미식축구 공에 바람이 빠진 게 문제가 되는 것은 공이 물렁물렁할수록 주고받기 쉽기 때문. 브래디가 맡고 있는 쿼터백은 공격수 등에 공을 공급하는 핵심 포지션으로 공의 압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번 조사 결과 문제의 경기 당일 사용한 공의 공기압은 기준치인 12.5~13.5psi(pounds per square inch·1 제곱인치 당 파운드를 뜻하는 압력 단위)보다 최대 16% 가량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NFL 간판스타인 브래디가 ‘불법 플레이’를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미 언론은 일제히 긴급 뉴스로 전했다. CNN은 논란이 된 경기 중 브래디가 쥔 공의 표면을 확대해 공이 평소보다 움푹 들어갔다며 조사 결과를 옹호했다. NFL 사무국은 조만간 브래디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브래디의 ‘디플레이트 게이트’가 논란이 되는 것은 그가 흑인 선수와의 경쟁에서 갈수록 밀리고 있는 백인 스포츠 스타의 자존심으로 통하기 때문. 실력 못지않은 외모에 명문 미시간대를 졸업해 스포츠계의 ‘엄친아’로 통하는 브래디는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인 모델 지젤 번천의 남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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