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나갈 정도의 팀이라면 감수해야 할 것이 있다. K리그와 병행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극복해야 한다.”
프로축구 전북 최강희 감독(56)은 2일 수원과의 K리그 클래식 맞대결을 앞두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경기 전 “ACL 경기 때문에 4, 5월 일정이 살인적이다. 선수들 체력이 걱정된다”고 한 수원 서정원 감독(45)의 말과 비교가 됐다.
최 감독은 일찌감치 “올해는 챔피언스리그라는 ‘한 마리 토끼’를 잡는데 주력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6일 안방에서 열린 E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산둥 루넝(중국)을 4-1로 대파하고 16강에 오르며 본격적인 토끼몰이에 나섰다. 승자승 원칙에 따라 승점(11점)이 같은 가시와 레이솔(일본)에 밀려 조 2위가 됐지만 조별리그 6경기에서 14골을 쏟아 부은 전북의 ‘닥공’은 놀라웠다. 골 득실(+8)만 따지면 ACL 출전 32개 팀 중에서 압도적 1위다.
전북은 산둥과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끝까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최 감독의 ‘닥공 신념’ 때문이었다. 그는 “유럽 리그를 보면 하위 팀도 안방에서는 과감한 모습을 보여준다. 지더라도 기립 박수를 받을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나간다. 우리도 안방에서는 무조건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6년 동안 3차례나 K리그 정상에 올랐던 전북이지만 ACL 우승은 2006년이 유일하다. 2005년 정규리그에서 13개 팀 중 12위에 그쳤던 전북은 당시 FA컵 우승으로 간신히 ACL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아시아 클럽챔피언’이라는 명예를 얻은 2006년에도 정규리그 성적은 14개 팀 가운데 11위였다.
올해는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 전북은 7일 현재 승점 22(7승 1무 1패)로 2위 제주(승점 15)를 멀찌감치 따돌리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전북이 올해 K리그와 ACL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면 최 감독은 K리그 사상 처음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감독이 된다. 최 감독은 “산둥과의 경기는 안방이라 꼭 이기고 싶었다. 조별리그에서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절하느라 고전한 경기가 있었지만 16강 토너먼트부터는 무조건 총력전이다.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은 19일 안방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베이징 궈안(중국)을 상대로 16강 1차전을 치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