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마케팅 대부가 평창에 던진 한마디 “경제적 이득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2일 17시 12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은 로스앤젤레스만의 올림픽이 아니었어요.”

1984년 LA올림픽 조직위원장이었던 피터 빅터 위버로스(78)는 12일 고려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 행사 자원봉사의 진정한 의미’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2018 평창겨울올림픽 지역 분산 개최 실익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위버로스는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평창에만 한정시켜 올림픽을 치르면 경제적인 이득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버로스는 “LA올림픽도 3개 주(State)와 9개 자치주(county), 20여 개가 넘는 도시(City)에서 열렸는데 해당 지역의 작은 기업들도 올림픽 시장에 관심을 갖고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위버로스는 “평창에만 국한시켜 올림픽을 치르려면 마케팅 계획을 아주 세밀하게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버로스 전 위원장은 상업마케팅을 도입해 LA올림픽을 첫 흑자 올림픽으로 만들었다. 그는 올림픽 로고 사용권 등에 처음으로 가격을 붙여 팔고, 공식 스폰서를 30개 업체로 제한하면서 기업들의 경쟁을 이끌어 냈다. 그 결과 적자 예상을 깨고 2억5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그가 처음 LA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았을 때만 해도 상황은 최악에 가까웠다. LA 시민 83%가 올림픽 개최를 반대했고, LA 시의회는 단돈 1달러도 지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5년 동안 조직위원장을 맡으며 위버로스는 철저한 비즈니스 전략으로 반전을 이뤄냈다.

위버로스는 LA올림픽이 성공의 또 다른 요인으로 ‘4M’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꼽았다. ‘4M’은 LA올림픽 전에 열린 1968년 멕시코시티(Mexico City)올림픽, 1972년 뮌헨(Munich)올림픽, 1976년 몬트리올(Montreal), 1980년 모스크바(Moscow) 올림픽을 의미한다.

위버로스는 “인종 차별과 이념 문제로 일부 국가들이 대회를 보이콧하거나 대회 도중 테러 사태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앞선 4개 올림픽 대회에선 자원봉사자들과 대회 관계자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며 “그러나 LA올림픽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올림픽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연습했다”고 말했다.

위버로스는 “한국인 특유의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를 잘 안다”며 “1994년 인구 3만 명도 안 되는 릴리함메르 겨울올림픽이 완벽한 대회로 평가받는 이유를 잘 분석하기 바란다”며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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