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타디움서 기자들 만나 국내 추측성 보도에 답답함 토로
“불펜피칭 때 통증 없었지만 전과 느낌 달라 투구 중단 결정
수술할 일은 없으리라 확신”
투수에게 치명적인 부상은 어깨와 팔꿈치다. 모두 근육과 관련된 부상이다. 그러나 팔꿈치는 부상을 당해도 ‘토미 존 수술(팔꿈치인대접합수술)’로 복구가 가능하다. 부상 부위 반대편 손목의 인대를 잘라 접합하는 수술로 두 차례 수술이 가능하다. 관건은 1년이 넘는 재활이다. 하지만 선수도 구단도 두려워하지 않는 가벼운 수술이다. 이 수술을 받은 스타급 투수들은 많다. 구단은 부상에 따른 연봉을 보상받는 보험에도 가입돼 있다.
그러나 어깨는 매우 까다롭다. 수술도 간단치 않을 뿐만 아니라 일단 수술을 하면 구위 회복이 어렵다. 수술 후 종전의 구위를 되찾은 투수들이 거의 없다. 59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갖고 있는 전 LA 다저스의 에이스 오렐 허샤이저와 외계인으로 통했던 페드로 마르티네스 등이 어깨 수술을 받았다. 이들은 수술 후 예전과 같은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LA 다저스 류현진의 어깨 부상을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류현진이 ‘데드 암 증세(Dead Arm Syndrome)’가 있다는 듯한 보도가 나온다. 하지만 정작 다저스를 취재하는 현지 언론들은 ‘데드 암’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도 않고 있다. 류현진(사진)도 12일(한국 시간) 국내 기자들에게 “데드 암이 뭐예요?”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야구를 오랫동안 한 류현진에게도 생소한 단어이며 증세다.
데드 암 증세는 야구선수뿐 아니라 풋볼의 쿼터백들에게도 종종 나타난다. 올 시즌 스프링트레이닝에서 시카고 컵스가 새로 영입한 에이스 존 레스터가 데드 암 증세로 선발 로테이션을 거른 적이 있다. 그동안의 전례를 비춰보면 데드 암은 1주일 정도 휴식을 취하면 곧바로 회복되는 증세다. 현재의 부상이 데드 암이라면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류현진은 이날 “지난번 불펜투구를 하고 난 뒤 구속도 떨어졌고 종전과 느낌이 달라 쉬기로 했다. 통증은 없고 뻐근한 느낌으로 구속에 영향을 준 거 같다”며 불펜피칭을 중단한 배경을 설명했다. 수술 가능성에 대해서는 “3월 MRI(자기공명영상) 결과는 수술할 정도는 아니었다. 수술 진단이 나와도 어깨여서 조심스럽다”며 “수술할 일은 없을 것이다”고 확신했다. 류현진은 이번 주에 불펜피칭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 데드 암(Dead Arm) ::
투수가 항상 팔이 피곤하고 힘이 떨어지는 것처럼 느끼는 증상으로 반복적인 어깨 회전으로 어깨를 안정시켜 주는 구조물이 손상돼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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