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동부는 매년 이맘때 괌에서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 하는 ‘PIC 괌 나눔 씨앗’ 행사를 한다. 선수들에겐 공식 소집훈련을 앞두고 새 시즌을 준비하는 첫 행사이고, 팬들에겐 선수들과 지난 시즌을 마무리하는 자리다. 2008년부터 진행된 행사엔 ‘단골’ 팬들이 많다. 하지만 한 번도 빠짐없이 출석도장을 찍은 사람은 동부의 장내 아나운서 유창근 씨(35)뿐이다.
11~13일 괌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팬들은 유 씨를 ‘우리 아나운서’라고 불렀다. 2003년 프로농구 LG에서 처음 장내 아나운서를 시작한 유 씨는 현재 동부,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 프로야구 두산,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목소리’로 활약하고 있다.
시즌이 끝나면 선수들이 훈련에 돌입하듯 유 씨도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바뀌는 규정과 선수 이동 등 공부할 것들이 많다. 새로 온 선수의 닉네임을 정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팬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선 선수의 플레이에 딱 맞으면서도 참신한 단어를 써야 한다.
괌 행사는 유 씨에게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첫 단계다. 평소 경기장에서 깊은 대화를 할 수 없었던 선수, 팬들과 보내며 지난 시즌 장내 방송에 대한 평가를 듣는다. 올해는 박지현(36) 등 6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유 씨는 “동부 팬들은 특히 열정이 대단하다. 선수들도, 나도 팬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으며 다음 시즌을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고 말했다.
유 씨는 장내 아나운서의 가장 큰 매력으로 현장의 분위기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선수와 팬을 잇는 중간다리가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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