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국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다. 그러나 전 세계로 범위를 확대하면 축구에 뒤진다. 그 결정적 차이는 축구가 더 많은 나라에서 행해지며, 그 어떤 쇼보다 팬들을 열광시키는 국가대항전 A매치가 활성화돼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가 주관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새로운 국제대회 ‘프리미어 12’를 창설했다. 2년 주기로 두 개의 국제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은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프리미어 12는 올림픽 재진입을 위한 의지를 담았기에 의미가 더 크다.
그러나 올해 11월 첫 출발을 앞둔 프리미어 12 앞에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은 “올림픽 재진입을 위해 전폭적 지원을 하겠다”면서도 “우천으로 페넌트레이스 경기가 밀리고, 한국시리즈가 11월로 넘어가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15 프리미어 12’는 11월 8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올해 KBO리그는 팀당 144경기를 치르고, 4위와 5위가 맞붙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포스트시즌을 시작한다. 개막 이전에는 9월 13일까지 5경기를 제외한 모든 시즌 일정을 마칠 계획이었지만, 우천순연이 잦아지면서 여의치 않게 됐다. 특히 다가올 장마가 길어진다면, 9월내 페넌트레이스 종료는 물리적으로 매우 힘들어질 수 있다. 10월 말 가까스로 한국시리즈를 끝냈다고 해도, 지칠 대로 지친 1·2위팀 선수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도 문제다.
WBC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최고의 무대’라는 프라이드가 있지만, 아직 프리미어 12는 그 타이틀만큼이나 ‘최고의’ 자부심을 줄지 불투명하다. 이 부분은 한 해 중 가장 쉬고 싶을 때 뛰어야 하는 선수들의 동기부여와 직결된다.
팀 구성의 시작인 감독 선임도 난관이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WBC처럼 직전 시즌 우승팀 사령탑이 맡는다는 ‘규정’ 또는 ‘동의’도 아직은 없는 상태다. 일본은 통산 2041안타·413홈런을 기록한 대스타 출신 고쿠보 히로키를 이미 전임감독으로 임명해 치밀하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