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리(13·광주 일곡중 1학년·사진)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해맑게 웃었다. 21일 제주에서 열린 제9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육상 여중부 200m(T37등급)에서 34초96의 기록으로 2위를 4초 이상 차로 따돌리며 우승한 직후였다. 지난해 초등부에서 우승할 때보다 4초 가까이 기록을 단축했다. 전날 100m에서도 우승한 신승리는 2관왕에 올랐다.
신승리는 4세 때 뇌종양 수술을 받은 뒤 왼쪽 팔다리에 장애가 생겼다. 어머니 박은미 씨(50)는 “돌이 지나자마자 뛰어다니던 아이였다. 1남 2녀 중 막내로 가장 건강했는데 어느 때인가부터 계속 울고 집중을 못해 병원에 데려갔더니 뇌종양이었다”고 말했다. 신승리는 2011년 3차례 더 뇌수술을 받았다. 오른쪽 머리뼈를 잘라냈기 때문에 보호용 헬멧을 쓰고 훈련하기도 한다.
재활을 위해 2013년 육상을 시작한 신승리는 광주장애인체육회 육상전문 지도자인 이상준 감독(33)을 만나 기량이 발전했다. 이 감독은 “아직은 어린 선수라 놀이하듯이 재미있게 훈련을 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키(161cm)도 크고 다리가 길어 신체적으로도 장점이 있다. 또래에서는 적수가 없을 것이다. ‘제2의 전민재’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전민재(38)는 지난해까지 전국장애인체육대회 100m, 200m(T36등급)에서 10연패를 달성했고 2012 런던 패럴림픽 은메달 2개, 2013 프랑스 리옹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0m 금메달, 지난해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 금메달 2개를 딴 한국 장애인 육상의 간판선수다. 신승리는 “동영상으로 전민재 선수가 달리는 것을 봤다. 나도 꼭 국가대표가 돼 패럴림픽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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