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2라운드 경기가 열린 25일 울산 문수경기장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동해안 더비’로 불리는, 149번째 ‘소문난 잔치’였다. 그러나 최근 두 팀의 기류는 좋지 않았다. 울산은 7경기 연속 무승(4무3패), 포항은 4경기 연속 무승(3무1패)이었다.
울산 양동현이 전반 10분 선제골을 넣자, 4분 뒤 포항 티아고가 동점골로 반격했다. 전반 32분 양동현의 추가골로 다시 울산이 리드했으나, 후반 7분 포항 김승대가 ‘멍군’을 불렀다. 최종 스코어는 2-2.
두 팀이 내놓은 승부수는 얼마간 통했다. 포항은 9일 팀 훈련 도중 왼쪽 손등 뼈에 실금이 간 김승대를 투입했고, 울산은 김신욱-양동현의 투톱을 내세웠다. 김승대는 전치 3주 진단을 받았지만 출전 의지가 강했다. 시즌 초 홈에서 울산에 2-4로 질 때 그는 발가락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본인이 출전을 요청했다. ‘제로(0) 톱’ 전술을 위해 (김)승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울산도 양동현의 멀티 골로 나름 희망을 봤다.
그러나 경기 후 벤치 분위기는 차가웠다. 양 팀 모두 ‘실수’에 발목을 잡혔다. 황 감독은 “쉽게 실점하고 어렵게 따라가는 패턴이 또 이어졌다. 어려움을 자초하는 건 바보 같은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고, 울산 윤정환 감독도 “상대 공격을 너무 두려워한다. 실점 장면에 어이없는 실수가 나왔다”고 씁쓸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