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종주국 영국의 간판스타 앤디 머리(세계 3위)는 왼쪽 테니스화 끈에 결혼반지를 매달고 코트에 나섰다. 2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1회전에 출전했을 때였다.
지난달 9년 열애 끝에 결혼한 머리는 사랑의 징표인 반지를 자신의 분신처럼 애지중지했다. 하지만 훈련이나 경기를 할 때는 반지가 라켓을 쥐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어 빼놓는 대신 신발에 묶게 됐다. 반지의 힘이 위력을 발휘했을까. 머리는 이날 경기에서 세계 137위 파쿤도 아궤요(아르헨티나)를 3-0(6-3, 6-3, 6-1)으로 완파하고 2회전에 합류했다. 이달 초 BMW오픈에서 반지를 매달고 우승했던 머리는 “반지를 신발에 묶어두면 잃어버릴 염려가 없다. 경기가 끝나면 다시 왼쪽 손가락에 낀다”고 말했다.
머리의 반지와 함께 이번 대회 초반 여자선수들의 문신도 시선을 끌었다. 전통과 격식을 따지는 테니스는 한때 복장도 흰색만을 고집할 만큼 보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코트에는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하는 선수들이 늘어가고 있다. 테니스코트에서 금기처럼 여겨지던 문신도 많아졌다. 여자 단식 12번 시드인 카롤리나 플리스코바(체코)는 팔과 허벅지에 기하학적인 패턴의 문신을 하고 1회전에 나서 중국의 장슈아이를 꺾었다. 미국의 베타니 마텍 샌즈는 오른쪽 팔에 화려한 색깔의 꽃문양 문신을 했다. 자신의 별명이 ‘벌’이라 꽃을 그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행운의 부적으로 문신을 새겼지만 마텍 샌즈는 1회전에서 패했다.
한편 세계 2위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는 2회전에 오른 반면 세계 15위 비너스 윌리엄스(미국)는 첫 판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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