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타순 라인업은 LG의 3월28일 개막전(광주 KIA전)의 것이다. 아래는 5월29일 잠실 삼성전의 것이다. 2달 사이에 유격수 오지환을 제외하고 모든 포지션의 얼굴이 바뀌었다. 양상문 감독의 팀 운용이 얼마나 어려웠을지 이것만 봐도 짐작이 간다.
정성훈, 손주인 등 핵심 내야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병규(9번), 이진영, 박용택 등 베테랑 외야수도 정상 컨디션과 거리가 멀다.
LG 야수진 중 개막부터 현재까지 1군 엔트리를 지키고 있는 선수는 5명이 전부다. 오지환을 비롯해 포수 최경철과 유강남 그리고 내야수 양석환과 외야수 이병규(7번)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내야수로 익숙한 문선재나 백창수가 외야수로 선발 출장하는 긴급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를 두고 바깥에서는 ‘강제 리빌딩’이라는 블랙 유머까지 나온다.
그럼에도 이런 사태가 중장기적으로는 LG에 쓴 약이 될 수 있다. 양 감독도 단기적 승패에 조급함을 비치기보다 선수들을 격려하고, 경험을 쌓아 건전한 경쟁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데 희망을 보고 있다. LG는 베테랑의 힘으로 최근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러나 신인 드래프트에서 투수에 집중하는 타 구단과 달리 야수를 유독 많이 뽑은 점에서 드러나듯 세대교체에 대해 그만큼 절박하다. 생각보다 시험대가 일찍 닥쳐왔지만 LG의 장점인 두꺼운 선수층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좀처럼 잡기 어려운 기회를 잡은 신예 선수들이 무엇을 보여주느냐에 LG의 미래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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