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시즌 KBO리그는 ‘불혹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NC 이호준(39), 손민한(40), 삼성 이승엽(39), 한화 박정진(39), 조인성(40) KIA 최영필(41) 등 불혹이 가까운, 혹은 불혹을 넘긴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삼성 진갑용(41)이다. 그는 선발출장보다 주로 대수비나 대타로 나서고 있지만 5월까지 36경기에서 타율 0.338, 3홈런, 8득점, 10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현역 최고령 선수이기 때문에 그가 치면 한국프로야구 역사가 된다. 실제 5월 10일 문학 SK전에서 시즌 2호 홈런으로 국내선수 최고령 홈런 기록(41세 6일)을 세웠고, 나흘 후인 14일 대구 한화전에서는 국내 타자 역대 최고령 홈런 기록을 스스로 갈아치웠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20대 젊은 선수들과 경쟁을 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다. 진갑용도 세월에 흐름과 함께 주전포수 자리를 이지영(29)에게 넘겼다. 그러나 그는 31일 잠실 LG전에 앞서 오히려 “쉬엄쉬엄 경기에 나가는 게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도움이 된다. 그 자체로 몸 관리”라면서 “또 우리 팀 수비가 좋기 때문에 내가 경기에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비가 나빴다면 부담이 커져서 힘들었을 것이다. 팀 덕분에 나도 경기에 나가고 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말은 이렇게 해도 몸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쓴다. 타격감 유지를 위해 남모르게 노력도 기울인다. 진갑용은 “경기에 자주 못 나가기 때문에 연습 때 많이 쳐야 한다. 개인적으로 ‘특타(특별타격훈련)’를 많이 한다”며 “선발 출장하지 않는 타자들은 타격훈련을 할 시간이 짧다. 그래서 보통 원정경기 오면 그런 선수들을 데리고 근처 학교로 가서 방망이를 친다. 그렇게 해야만 1군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40대 선수들의 활약에 “박수쳐줘야지”라는 그의 말을 허투루 들을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