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오현택, 비웠더니 더 강해졌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1일 05시 45분


오현택. 스포츠동아DB
오현택. 스포츠동아DB
빠른 공 욕심 버리고 투구폼 전면수정
1군 복귀 후 ‘6경기 방어율 1.23’ 호투

‘비우고 낮췄더니’ 더욱 강해졌다.

두산 우완 사이드암 오현택(30·사진)은 시즌 초반 믿음을 주지 못하는 투수였다. 5월 11일 2군에 내려가기 전까지 11경기에서 2홀드, 방어율 6.23(8.2이닝)에 그치며 두산 불펜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 초반 밸런스가 너무 안 좋았다. 믿음이 안 가서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오현택은 2013년 필승조로 활약했지만 작년부터 이상 기류가 발견됐다. 단조로운 직구와 슬라이더 패턴에서 체인지업을 추가하려다가 실패했다. 직구 구속을 끌어올리려고 팔을 높이면서 밸런스가 더욱 흐트러졌다. 오현택은 “팀에 힘도 못 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어서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결국 2군으로 내려갔고, 자원해서 2차례 선발등판했다. 모두 70여개의 공을 던졌다. 밸런스를 찾기 위해 많은 공을 던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가장 좋았던 2013시즌 투구와 자신의 우상인 임창용(삼성)의 투구 영상을 되돌려봤다.

해답은 마음을 비우고, 자세를 낮추는 것이었다. 마음과 몸 모두 뜯어고쳤다. 빠른 공을 던지려는 욕심에 테이크백이 짧아졌고, 간결했던 투구폼이 거칠어졌다. 다시 2013시즌으로 회귀하려고 했다. 우선 구속 욕심을 버렸다. 빨리 펴졌던 오른 무릎을 낮추면서 위로 떴던 중심을 바로 잡았다.

즉각 효과를 봤다. 1군 엔트리에 복귀한 5월 21일 잠실 삼성전에서 1.1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 없이 무실점 호투했다. 30일 수원 kt전에서는 2.1이닝 1안타 4삼진을 솎아내며 역전승을 견인했다. 시즌 마수걸이 승리였다. 5월의 마지막 경기인 31일 kt전에서 7-5로 앞선 8회말 1사후 등판하자마자 김상현에게 솔로포를 맞았으나 장성우와 송민섭을 범타로 막고 마무리 노경은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복귀 후 6경기에서 7.1이닝 3안타(1홈런) 1실점으로 방어율 1.23으로 위력적인 공을 던지고 있다. 두산 불펜도 오현택의 활약에 빠르게 안정세를 찾고 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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