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54)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이 31일 오전 6시 5분(한국시간) 미국 뉴저지 레드불 아레나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여자축구대표팀과의 친선경기를 0-0 무승부로 마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이자 여자월드컵에서 2번이나 우승한 세계 최강 미국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 내용을 펼치며 단 한점도 내주지 않았다. 한국 여자 축구 역사상 월드컵 본선 첫 승과 첫 16강 진출을 노리는 대표팀은 큰 자신감을 얻었다.
미국과의 평가전은 여러모로 중요했다. 2015캐나다월드컵을 앞두고 국내에서 실시한 체력 훈련과 미국에서 일주일 동안 주력해온 전술 훈련의 성과를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4일 미국 프로축구 스카이블루FC와의 비공개 연습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미국대표팀과의 평가전은 만원 관중, 현장 분위기 등 월드컵을 앞두고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최적의 조건 아래에서 진행됐다. 무득점이 아쉽지만 10일 치를 E조 조별리그 브라질전을 고려한 모의시험 대상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무실점·무승부 결과는 여자대표팀의 목표인 16강 진출을 넘어 8강까지도 긍정적으로 내다볼 수 있는 희망을 낳았다.
경기 후 윤 감독은 “미국 대표팀의 출정식 분위기로 인해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그래도 실점하지 않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후반전에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바꾼 것에 대해서는 “준비한 것 이상으로 선수들이 잘 뛰어줬다”고 칭찬했다. 앞으로 남은 일정 동안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의 패스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대회를 앞두고 모든 것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선수들의 부상이 가장 큰 적이다. 전반 15분 어깨 부상으로 교체 아웃된 박희영은 습관성 어깨 탈골로 다행히 심각하게 걱정할 상황이 아니라 한시름 덜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