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 롯데는 ‘소총부대’라는 박한 평가 속에서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팀 내 최다홈런이 김민호 현 수석코치의 16개였다. 그러나 짜임새 있는 타선의 힘으로 팀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우승을 달성했다.
2010년 홍성흔과 이대호, 가르시아(일면 홍대갈 트리오)가 버틴 롯데는 무려 185개의 팀 홈런을 기록하면서 창단 첫 팀홈런 1위에 올랐다. 펑펑 터지는 화력쇼에 사직구장은 열광했다. 소총부대의 잔상은 완전히 지워졌고, 가장 화끈한 야구를 하는 팀이 됐다. 2011년에도 팀홈런(111) 1위에 올랐다.
그러나 2012년(73개·4위)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나고, 홍성흔이 두산으로 이적하면서 롯데의 팀홈런은 내리막길을 탄다. 2013년 61개로 7위, 가장 뜨거운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2014년은 121개로 공동 4위였다. 그리고 2015년 롯데는 자신의 새로운 DNA인 화끈한 홈런 야구를 다시 찾아가고 있다.
롯데는 31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전에서 황재균의 홈런 2방(4회 1점·시즌 13호, 6회 1점·시즌 14호)을 앞세워 한화에 8-3 승리를 거뒀다. 롯데는 이로써 5월 12일 이후 6차례 3연전에서 6연속 위닝시리즈를 장식하며 시즌 28승24패(승률 0.538)로 단독 5위로 올라섰다. 이날 황재균의 개인통산 첫 연타석 홈런에 힘입어 롯데는 10개 구단 중 처음으로 80개의 팀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화끈한 홈런쇼가 더 인상적인 것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4.85m의 거대한 펜스가 있는 사직구장, 그리고 박병호 같은 리그 정상급 홈런 타자가 없는 상황에서 팀홈런 1위를 질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2 홈구장 울산도 홈에서 펜스까지 좌우가 101.4m, 중앙이 122.2m로 사직(좌우 95m·중앙 118m)보다 펜스(2.4m)가 낮을 뿐 구장 크기는 더 크다.
롯데는 타선 전체의 고른 폭발로 공격 야구를 펼치고 있다. 강민호가 15개, 황재균이 14개, 최준석이 12개의 홈런으로 앞장서고 있고, 짐 아두치와 손아섭이 각각 7개, 백업 내야수였던 오승택도 6개를 터트리며 화력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지난해 말 롯데 유니폼을 입은 장종훈 타격코치가 롯데 타자들의 장타력 향상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선수들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이끌어 내는 점이 돋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