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美와 평가전 0-0 비겨… 여자 월드컵 16강 가능성 밝혀
상대 주전 투톱 공세 효과적 차단… 공격전환때 스피드 부족 보완해야
한국 여자축구는 2003년 미국 월드컵에 처음 출전했다. 3경기 모두 졌다. 1골을 넣었고 11골을 내주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올해는 다를까. 12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 여자축구가 ‘첫 승과 16강 진출’에 대한 확실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윤덕여 감독(54)이 이끄는 한국(18위)은 31일(한국 시간) 미국 뉴저지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역대 전적에서는 2무 7패를 기록했다.
미국(2위)은 여자축구의 세계 최강으로 꼽힌다. 1991년 중국에서 열린 첫 대회에서 우승했고 8년 뒤 자국에서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역대 6차례 월드컵에서 우승 2회, 준우승 1회, 3위 3회 등 모두 4강에 진출했다. 현재 랭킹 1위인 독일은 우승 2회(2003, 2007년), 준우승 1회, 4위 2회를 기록했다.
윤 감독은 이날 발목이 좋지 않은 박은선(로시얀카)을 대신해 유영아(현대제철)를 최전방에 내세웠고, 지소연(첼시)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했다.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한국은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었다. 미국은 애비 웜바크와 시드니 르루 등 주전 투톱을 기용하며 승리를 노렸지만 전반에 포백, 후반에 스리백을 운영한 한국의 강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윤 감독은 “세계 최강을 상대로 실점하지 않았다는 점에 만족한다. 2만6000명 이상의 미국 팬이 꽉 들어찬, 출정식을 겸한 경기였지만 이를 잘 극복한 선수들을 칭찬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빠르고 매끄럽지 않았던 점에 대해서는 남은 기간 동안 보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여자축구는 월드컵 지역 예선을 겸해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서 2010년까지 2회 연속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 사이 일본은 2011년 월드컵 우승, 2012년 런던 올림픽 은메달 등 화려한 성과를 올리며 아시아의 맹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은 지난해 아시안컵에서 일본, 호주, 중국에 이어 4위를 차지하며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번 월드컵부터 본선 진출국이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어남에 따라 AFC에 배정된 진출권이 3장에서 5장(나머지 한 장은 태국)으로 늘어난 덕을 봤다.
이번 대회에서는 24개국이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 2위가 16강에 직행하고, 3위를 한 6개국 중 골 득실 등에서 앞선 4개국이 16강에 합류한다. 브라질(7위), 스페인(14위), 코스타리카(37위)와 함께 E조에 속한 한국은 10일(한국 시간) 브라질을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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