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판 낡아 두자릿수는 알파벳 써… 넥센, 한화전 한 이닝 대거 10득점
팀 안방경기 최초로 ‘점수 A’ 등장
“목동구장 전광판에 알파벳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2011년 프로야구 넥센을 이끌던 김시진 당시 감독은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넥센이 안방 구장으로 쓰는 목동은 전광판이 오래돼 두 자릿수를 넘기면 숫자 대신 알파벳을 표시한다. 10이면 A, 11이면 B로 쓰는 식이다. 김 감독이 알파벳을 싫어했던 건 넥센 투수진이 볼넷을 남발해 사사구를 표시하는 자리에 알파벳이 뜨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4일 경기에서 나온 알파벳이라면 김 감독도 반기지 않았을까. 넥센 타자들은 이날 안방 한화 경기에서 4회말 공격 때 전광판에 A를 찍었다(사진). 한 이닝에 10점을 따낸 것. 2008년 넥센이 목동을 안방 구장으로 쓰기 시작한 뒤 8684이닝 만에 처음이다. 이 경기 전까지 넥센은 물론이고 방문 팀도 한 이닝에 10점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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