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롯데 이종운 감독은 무척 지친 얼굴이었다. 2~4일 포항에서 열렸던 삼성 3연전의 여파가 있는 것 같았다. 일단 3연전을 모조리 진 것부터가 진을 빼놓게 했다. 가뜩이나 삼성이란 팀이 만만찮은 전력인데 이승엽의 KBO 통산 400홈런이라는 ‘특수상황’까지 끼어있어서 더욱 버거웠다.
이 감독은 “우리도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포항 3연전의 이슈가 온통 이승엽 개인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으니 롯데 입장에서도 집중하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게다가 ‘이승엽과 승부해야 된다’는 무언의 압박감도 팀 내에 없진 않았을 것이다.
2일 첫 경기부터 4-0으로 앞서다 역전을 당했고, 3일 구승민이 이승엽에게 400홈런을 맞은 뒤 4일에는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을 내고도 패했다. 이 감독은 “우리도 4월에 삼성을 맞아 3연전 스윕을 한 적이 있었다”는 말로 애써 위안을 삼았다. ‘삼성 콤플렉스’ 때문에 밀린 것은 아니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런 상황에서 5일 부산을 적신 빗줄기도 반갑다. 지친 선수단에 휴식을 줄 수 있고, 분위기 전환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손톱에 미세한 이상이 있어서 선발을 한 차례 쉬었던 김승회도 언제든 등판할 수 있는 상태다. ‘이승엽 정국’에 휘말려 손해를 봤던 롯데가 5일 휴식을 계기로 재도약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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