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호, 코스타리카와 2차전 2-2
지소연, 전반 PK 동점골 이어 전가을 그림같은 역전 헤딩골
막판 실점으로 아쉬운 무승부… 18일 스페인 잡으면 16강 희망
여자월드컵 사상 첫 승리가 경기 종료 1분을 남겨 놓고 허무하게 날아갔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세계랭킹 18위)은 14일(한국 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코스타리카(37위)와 2-2로 비겼다. 한국은 후반 44분 통한의 동점골을 내줬다.
브라질(7위)과의 1차전에서 점유율 32%-68%로 크게 뒤지며 0-2의 완패를 당했던 한국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코스타리카를 거세게 밀어붙였다. 전반 6분 지소연(24·첼시)의 오른발 슛을 시작으로 13분에는 권하늘(27·상무)의 강력한 중거리 슛이 코스타리카의 수비진을 위협했다. 하지만 선제골은 코스타리카의 몫이었다. 전반 17분 코스타리카의 멜리사 에레라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넘어온 공을 득점으로 연결한 것. 공이 그물에 닿기 전 수비수 황보람(28·대교)이 걷어냈지만 골라인을 넘은 뒤였다.
한국은 4분 뒤 동점을 만들었다. 유영아(27·현대제철)가 상대의 반칙을 이끌어 내며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지소연이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다시 4분 뒤 한국은 역전에 성공했다. 전반 25분 재일교포 출신 강유미(24·KSPO)가 질주 끝에 오른쪽 코너 부근에서 올려준 공을 골문 앞으로 쇄도하던 전가을(27·현대제철)이 그림 같은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WK리그의 ‘우승 청부사’로 통하는 전가을은 이날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90분 동안 공격은 물론이고 최후방 수비까지 가세하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가을은 이날 유효 슈팅도 2개를 기록하며 상대 수비진을 괴롭혔다.
한국은 전반에 슈팅(10-3)과 유효 슈팅(7-1)에서 상대를 압도했지만 번번이 코스타리카 골키퍼 디니아 디아스의 선방에 막혀 골을 추가하지 못했다. 코스타리카는 스페인(14위)과의 1차전에서 슈팅(3-19), 유효 슈팅(2-7)에서 크게 밀렸지만 디아스가 6차례나 세이브를 기록한 덕분에 1-1로 비겼다. 디아스는 한국과의 경기에서도 5개의 세이브를 보태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수세에 몰린 코스타리카는 후반에 투톱을 원톱으로 바꿔 중원을 강화했다. 후반 막판에 수비 집중력이 떨어진 한국은 결국 44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넘어온 공을 잡은 카를라 비얄로보스에게 골을 허용해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1패 뒤 1무를 기록한 한국은 월드컵 사상 첫 승점(1점)을 챙겼다. 한국은 유일하게 출전했던 2003년 미국 월드컵에서 3전 전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스페인과의 3차전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브라질은 이날 스페인을 1-0으로 누르고 승점 6점을 만들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코스타리카(2무)가 승점 2점으로 2위, 스페인(1무 1패)이 한국(―2점)을 골 득실(―1점)에서 앞서 3위에 올랐다. 대표팀 윤덕여 감독은 “한국 여자축구 역사에서 큰 의미가 있는 승점이지만 3점이 아니라 1점이어서 아쉽다. 그래도 지소연과 전가을이 골을 기록해 기쁘다. 스페인을 상대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18일 장소를 오타와로 옮겨 스페인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한편 2011년 독일 여자월드컵 우승팀인 일본(4위)은 전날 열린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카메룬(53위)을 2-1로 꺾었다. 스위스(17위)와의 1차전 승리에 이어 2연승을 달린 일본은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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