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편 한 번에 흔들 수 있는 최고의 무기 미얀마전 선제골·추가골 세트피스서 완성 왼발 달인 염기훈 가세로 전략 다양화 호재
울리 슈틸리케(61·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은 16일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G조 1차전 미야만전을 앞두고 이틀 연속 비공개 훈련을 했다. 취재진에게 양해를 구한 뒤 각각 초반 15분만 공개한 뒤로는 집중적으로 세트피스 훈련을 실시했다.
● 왜 세트피스인가?
코너킥이나 프리킥을 골로 연결시키기 위한 세트피스 훈련은 ‘약속된 플레이’를 생명으로 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사전 노출 방지를 위해 세트피스 훈련 시 비밀 훈련을 고집하는 이유다.
‘데드볼 상황’에서 전담 키커의 발끝에서 시작되는 세트피스는 필드 플레이에 의한 득점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세계 최고의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로 불렸던 데이비드 베컴이나 안레산드로 델 피에로, 호베르투 카를로스 등의 존재는 상대팀에 경계 1순위였다. 더구나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득점은 상대편을 심리적 측면에서 한순간에 흔들 수 있는 이점도 지니고 있다.
● UAE전과 미얀마전에서 확인된 ‘세트피스의 힘’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유독 세트피스 훈련에 심혈을 기울였다. 올 3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손흥민(레버쿠벤)의 코너킥을 구자철(마인츠)이 머리로 받아 넣는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대표팀은 11일 치른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평가전에서도 다양한 코너킥 패턴을 보여줬다. 특히 ‘왼발의 달인’으로 불리는 염기훈(수원)은 상대 아크 정면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뽑았다. A매치에서 직접 프리킥이 골로 연결된 것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처음이었고, 2013년 6월 4일 김치우가 레바논과의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프리킥을 성공시킨 이후 2년만이었다. 16일 미얀마전 전반 35분에 터진 이재성(전북)의 선제골도 손흥민의 코너킥에서 시작됐고, 후반 22분에 나온 손흥민의 프리킥 추가골도 세트피스 ‘작품’이었다.
세트피스는 미얀마전처럼 특히 상대가 극단적인 수비 위주의 플레이를 펼칠 때 득점 루트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실력차가 큰 팀들과 연이어 만나야 하는 이번 월드컵 2차 예선에서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대표팀 내에서 오른발 전담 키커는 손흥민이 맡았지만, 왼발은 이렇다하게 내세울 만한 선수가 없었다. 그런 측면에서 6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의 첫 선택을 받은 염기훈의 존재는 대표팀의 세트피스 전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