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솔레이션(Isolation·농구 경기에서 개인기가 능한 선수가 개인 돌파를 할 수 있도록 나머지 동료 4명이 각자의 전담 수비수를 끌고 나오는 전술) 상황에서 득점을 완벽하게 해주고 팀플레이를 하면서도 자유자재로 확실하게 득점을 하더라고. 감독에게는 최고의 선수지.”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에서 골든스테이트를 40년 만에 우승으로 이끈 스테픈 커리(27·191cm·사진)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2014∼2015시즌 프로농구 전자랜드의 돌풍을 이끈 유도훈 감독도 커리의 활약에 혀를 내둘렀다.
173cm의 작은 키에도 현역 시절 정확한 슈팅과 ‘꾀돌이’ 같은 경기 운영 능력을 자랑했던 유 감독은 자신과 같은 포지션인 커리에게 받은 인상이 남다르다. 유 감독은 “높이와 파워를 겸비한 선수들이 1 대 1 위주의 경기를 펼치는 NBA에서 단신 가드가 차분하게 능력 발휘를 하며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2009년 전체 7순위로 NBA에 진출한 커리는 단신 가드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커리는 포인트 가드(1번) 역할을 맡고 있지만 공격을 조율하는 정통 포인트 가드로 보기는 어렵다. 전진 드리블을 하다가 수비수를 떼어놓으며 순간적으로 쏘는 슛이나 반 박자 빠른 스냅을 사용하는 슈팅 능력은 전문 슈터 이상이다. 기복 없는 경기력에 인성까지 갖춘 정규리그 MVP 커리에 대해 미국 ESPN은 “NBA는 커리의 시대를 맞았다”고 극찬했다.
커리의 활약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앞두고 신장 193cm 이하 선수를 선발하는 데 고민이 큰 국내 프로 구단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화려한 개인 기량보다는 팀 공헌도가 더 중요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 준 것이다. 한 프로농구 관계자는 “볼 핸들링이나 슈팅이 좋은 키 작은 외국 선수들은 대체로 화려한 ‘나 홀로’ 플레이를 선호한다”며 “그러나 커리를 보면서 화려함보다는 실속을 갖춘 선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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