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3경기에선 필드 골 없이 PK 1골에 그쳐 극심한 부담감·연계플레이 부족으로 2% 못 미쳐 첫 승·16강 목표 달성…프랑스전은 홀가분해져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스포츠계의 명언이다. 이는 이기는 쪽에도, 지고 있는 쪽에도 모두 해당된다. 그러나 한국여자축구에는 좀더 긍정적 표현으로 쓰일 것 같다. 물론 태극낭자들은 이미 목표를 이뤘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2015캐나다여자월드컵 16강에 올랐다. 조별리그 2차전까지 E조 최하위였던 한국은 18일(한국시간) 스페인과의 3차전에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두고 한국축구사에 길이 남을 이정표를 세웠다.
그런데 아직 끝이 아니다. 대회는 계속되고 있다. ‘윤덕여호’는 22일 오전 5시 몬트리올에서 프랑스와 8강 진출을 다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8위 한국에게 3위 프랑스는 버거운 상대임에 틀림없다. 한국여자축구의 첫 번째 월드컵 도전이었던 2003년 미국대회에서도 프랑스에 0-1로 무릎을 꿇은 바 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다른 팀들의 경기 결과에도 신경 써야 할 조별리그와는 전혀 다르다. 토너먼트 무대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역시 해결사의 한 방을 기대하게 된다. 여자축구 부동의 ‘에이스’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은 프랑스전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펼쳐내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쳤다. ‘윤덕여호’의 공격 2선을 책임지는 지소연은 잔뜩 고대한 생애 첫 월드컵에서 아직 실력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3경기에서 1골밖에 넣지 못했다. 14일 코스타리카와 E조 2차전(2-2 무)에서 페널티킥(PK)으로 어렵게 골 맛을 봤지만, 스스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애써 편안하게 플레이하려 했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축구종가’ 잉글랜드에서 최고의 여자선수로 인정받은 지소연은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몸이 굳었고, 주변 동료들과의 연계플레이가 잘 이뤄지지 않아 고립될 때가 많았다.
다행히 심리적 압박에서 탈출했다. 스페인전 승리의 가장 큰 소득이다. 지소연은 “현재 마음가짐이면 우승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솔직히 내가 잘 못했는데, 동료들이 정말 잘 뛰어주면서 우리가 16강에 올랐다. 마음이 편해졌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지소연과 ‘킬러 대결’을 펼칠 프랑스의 주포는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뛰며 3골을 뽑은 유니지 르 소메(올랭피크 리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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