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39)이 ‘통 큰’ 기부를 결심하자 삼성 류중일(52) 감독과 ‘코리안 특급’ 박찬호(42)가 릴레이로 동참했다. KBO리그 사상 최초의 개인통산 400홈런타자 탄생을 기념하기 위한 선행이다.
삼성은 22일 “이승엽이 모교인 경상중학교 야구부에 5000만원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승엽은 3일 포항 롯데전에서 KBO리그 사상 최초의 개인통산 400홈런을 달성했다. 이후 구단이 마련한 포상금 전액을 모교인 경상중 야구부에 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삼성은 당초 2000만원을 포상금으로 책정했지만, 이승엽의 선의를 듣고 포상 규모를 5000만원으로 늘렸다. 이승엽은 다음달 2일 대구 LG전에 앞서 열리는 KBO 공식 시상식에서 5000만원을 경상중 야구부에 전할 예정이다.
이 소식을 들은 류 감독도 팔을 걷어 붙였다. 400홈런에 대한 찬사의 의미로 청각장애학생들로 구성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에 1000만원을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류 감독은 구단을 통해 “400홈런이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가. 한 해에 홈런 20개를 치기도 쉽지 않은데, 20개씩 20년을 쳐야 나올 수 있는 대기록”이라며 “한마디로 존경스럽다. 감독과 선수라는 신분을 떠나, 이승엽은 존경받아 마땅한 기록을 세웠다”고 기부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원조 한국인 메이저리거인 박찬호는 최근 삼성 김인 사장에게 친필 사인이 담긴 편지와 함께 400만원 기부 의사를 전해왔다. 박찬호는 이 편지에서 “400홈런의 기록을 기념하며, 이 기념이 한국야구에 전례가 되고, 더 많은 후배들과 유소년들에게 큰 꿈과 목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삼성 구단에 400만원을 기부하고 싶다”고 썼다. 삼성은 “박찬호 측에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밝혔다. 그가 보내온 400만원을 역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에 전달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이에 대해 “감독님과 박찬호 선배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그저 오랜 세월 야구를 하다보니 쌓게 된 기록일 뿐인데, 큰 의미가 부여된 것 같아 영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