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성근 감독은 ‘유령 타자’ 제이크 폭스(33)에 대해 자조적 농담을 던졌다. 폭스는 나이저 모건(35)의 대체용병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지만, 지난달 23일 수원 kt전에서 허벅지 통증을 호소한 뒤 전열을 이탈했다. 이튿날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 허벅지 앞 근육이 찢어지는 ‘좌측 대퇴직근 좌상’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재활이 길어지고 있다. 약 한 달이 지났지만 폭스의 복귀시점은 불투명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막 후 자취를 감춰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LG 잭 한나한(35)처럼 현실에 존재하지 않은 ‘사이버 선수’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 감독은 23일 대전 넥센전을 앞두고 폭스의 복귀 예정일에 대해 “나도 모른다”며 “어제 길가에서 만났는데 건강하게 보이더라. 쌩쌩하게 걸어 다녔다”고 밝혔다. 폭스라는 이름에 빗대 “여우는 사람을 속인다”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한 차례 교체한 외국인타자가 KBO리그에서 4경기밖에 뛰지 못한 것을 두고 아쉬움에 한 말이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폭스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한 번 교체카드를 꺼낸 상황에서 또 한 번 바꾼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선수 본인의 복귀 의지도 강하다. 그러나 외국인타자가 타선에 있고, 없고는 차이가 크다. kt 댄 블랙만 봐도 외국인타자 한 명이 가져오는 효과는 무시하지 못한다. 한화가 언제까지 폭스를 기다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