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틴 니퍼트(34)에 대한 두산 김태형 감독의 믿음은 확고하다. 김 감독은 30일 잠실 LG전에 앞서 “니퍼트에 대해선 이미 하프피칭을 하기 전까지는 재촉하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마음먹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언제 돌아오든 상관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얼른 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니퍼트는 지난해까지 4년간 52승을 올린 두산의 명실상부한 에이스다. 그러나 6월초 어깨충돌증후군으로 인해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의사의 진단에 따라 한동안 어깨를 쉬게 해줬고, 이제 캐치볼 거리를 조금씩 늘리면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다행히 두산 선발진은 지금 니퍼트의 빈 자리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다. 좌완 원투펀치인 장원준과 유희관이 든든하고, 5선발인 좌완 진야곱도 많이 성장했다. 새 외국인투수 앤서니 스와잭도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무엇보다 니퍼트 자리에 땜질 선발로 투입됐던 좌완 허준혁이 3경기에서 단 1점만 내주는 호투를 펼치며 확실한 구원군 역할을 했다. 김 감독이 “사실 올해 왼손 투수가 너무 많아서 시즌 구상에 없던 선수였는데, 너무 잘해줘서 나조차도 깜짝 놀랐다”고 밝혔을 정도다. 이제는 오히려 니퍼트가 돌아왔을 때 어떤 투수를 선발진에서 빼야할지 고민해야 할 처지다.
그러나 김 감독은 단호하게 “고민은 니퍼트가 돌아오고 그때 가서 얼마든지 해도 좋으니 빨리 와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니퍼트가 팀의 기둥이자 꼭 필요한 선수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유희관과 장원준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지만, 그래도 니퍼트가 로테이션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