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최우수 신인상 경쟁은 넥센 김하성(20)과 삼성 구자욱(22)의 양강 구도다. 김하성은 지난해까지 넥센에서 뛰었던 ‘평화왕’ 강정호(28·피츠버그)의 후계자로 손꼽히고, 구자욱은 ‘라이온 킹’ 이승엽(38)의 대를 이을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화왕자’와 ‘라이온 프린스’의 싸움에서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넥센의 ‘김하성 프로젝트’
김하성은 프로 데뷔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60경기에 출전해 59타석에 들어섰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에 따르면 입단 후 누적 합계 60타석을 초과하면 신인왕 자격을 잃는다. 딱 1타석이 적어 올 시즌 신인왕 후보가 된 김하성은 1일 현재 타율 0.293, 13홈런, 49타점을 기록하며 올스타 선발과 골든글러브 수상도 노리고 있다.
그저 행운이 아니라 넥센 염경엽 감독의 배려였다. 지난해 9월 9일 59번째 타석에 들어선 뒤로 염 감독은 일부러 그를 더 이상 타석에 들여보내지 않았다. 염 감독은 “김하성이 올해 풀타임 출장하면 신인왕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래서 대수비, 대주자로만 활용했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그런 배려가 있었는 줄 몰랐다”며 “1월 스프링 캠프 때 감독님이 따로 부르셔서 ‘올해는 너를 써야 되니까 준비를 잘하라’고 말씀해주셨다. 가슴이 마구 뛰던 순간이었다”며 “1년밖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강정호 선배한테 참 많이 배웠다. 내 목표는 당연히 강 선배 같은 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아이돌
삼성 류중일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상무에서 제대한 구자욱을 ‘1급 관심사병’으로 꼽았다. 류 감독은 “키(190㎝)도 크고 얼굴도 아주 작다. 요즘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외모 스타일”이라고 걱정(?)하며 “외모뿐만 아니라 방망이 솜씨도 뛰어나고 발도 빠르다”고 평가했다. 구자욱은 지난해 퓨처스리그(2군)에서 타율 0.357을 기록하며 남부리그 타격왕을 차지했다.
문제는 수비 포지션이 마땅치 않았다는 것. 삼성의 선수층이 유달리 두텁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주전 선수의 부상 공백이 있을 때마다 구자욱은 1루수, 3루수, 중견수, 우익수로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출전했고, 어느덧 OPS(출루율+장타력) 0.949로 김하성(0.884)에 앞서는 선수가 됐다.
구자욱은 “신인왕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김)하성이가 워낙 잘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제가 하성이보다 나은 건 키 큰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웃으며 “타격 기복을 줄여 끝까지 1군에서 활약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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