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신선우(58) 제7대 총재 취임식을 열었다. 신 총재의 취임으로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3대 조직인 KBL, WKBL, 대한농구협회는 모두 농구인이 수장을 맡게 됐다. KBL은 2대 총재를 지냈던 김영기(79) 총재가 지난해 8대 총재로 취임했으며, 대한농구협회는 2013년부터 방열(74) 회장이 농구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수장을 맡았다. 세 조직의 수장이 모두 농구인으로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참모까지 전부 농구인이다. 김 총재는 취임 직후 이성훈 경기이사(현 사무총장), 이재민 사무총장(현 경기본부장)으로 참모진 꾸렸다. 신 총재 역시 농구인인 양원준 사무국장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당초 농구인 출신 수장 취임에서 가장 기대한 부분은 ‘소통’이다. 김 총재의 KBL 총재 취임 당시만 해도 각 구단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총재의 모습을 기대했다. 또 팬들은 KBL과 대한농구협회의 소통에 주목했다. 그러나 현장 의견 반영은 거의 없었으며, 일방통행식의 소통으로 한 시즌 만에 팬들마저 등을 돌렸다. 대한농구협회와의 관계 역시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신 총재는 3일 취임식에서 선수시절 김 총재, 방 회장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KBL, 대한농구협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BL과 WKBL은 최근 출범이후 처음으로 심판 합동 트라이아웃을 진행하는 등 소통을 위한 첫 걸음을 떼기도 했다.
한국농구는 현재 전창진 KGC 감독의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 연루 의혹으로 몹시 어수선한 분위기다. 남자프로농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농구대잔치 시절인 1990년대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농구계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재발 방지에 힘쓰고 많은 농구인들에게 경각심을 불어넣는 것도 수장들의 역할이다. ‘한국농구의 부활’은 결국 농구인의 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