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절반 시점서 20-20…첫 40-40 도전 멀티플레이어…파워·빠른발·타점능력까지 “경기 후 밸런스 찾을때까지 스윙훈련” 귀감
‘괴물타자’ NC 에릭 테임즈(29·사진)가 2015시즌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4월 9일 광주 KIA전에서 역대 17번째이자, 외국인선수로는 삼성 매니 마르티네스(2001년 5월 26일 대구 해태전)에 이어 2번째로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했다. 이어 3일 대전 한화전에선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KBO리그 역대 39호이자, 외국인선수로는 역대 7호다. 더 놀라운 점은 시즌 절반이 갓 지난 시점에서 20-20을 달성한 것이다. 이제 테임즈는 30홈런-30도루에 도전한다. 스스로는 한국프로야구 역사에 전무했던 40홈런-40도루까지 눈높이를 높였다.
● 파괴력? 빠른 배트스피드-안정된 하체
테임즈는 20홈런-20도루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NC 김경문 감독도 “지금 페이스로는 30홈런-30도루는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테임즈의 타격이 가공할 만한 위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빠른 배트스피드와 강인한 하체 덕분이다. 김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시속 150km의 공은 흔하다. 워낙 공이 빠르다보니 테이크백이 거의 없이 짧고 간결하게 배트를 빼서 공을 치는 게 습관이 돼있다. 배트스피드가 워낙 빠르다보니 공 대처력이 좋다”고 설명했다.
테임즈는 임팩트 순간 파워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김 감독은 “미국 선수들은 상체 파워를 선천적으로 타고났다”며 “하체를 안정적으로 받쳐 치기 때문에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에서도 공에 힘을 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성실하기까지 하다. 이호준은 “경기가 끝나고도 자신의 밸런스를 찾을 때까지 스윙훈련을 따로 한다. 잘 될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 도루-홈런-타점, 기록 그 이상의 가치
야구의 꽃은 홈런이다. 테임즈는 5일까지 24홈런을 쏘아 올리며 롯데 강민호, 넥센 박병호와 함께 홈런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 홈런의 영양가도 높다. 주자 없을 때(11개)보다 주자 있을 때(13개) 홈런을 더 많이 쳤다. 2점홈런이 8개, 3점홈런이 4개, 만루홈런이 1개다. 결승타는 6개나 된다. 중요할 때 한 방을 터트려주는 능력이 있다.
테임즈는 좋은 발도 가지고 있다. 4번타자 테임즈가 타점을 많이 올릴 수 있는 것은 박민우-김종호의 테이블세터가 열심히 뛰어준 덕분이지만, 5번타자 이호준이 타점 부문 1∼2위를 다툴 수 있는 것은 3번타자 나성범과 4번타자 테임즈가 뛰는 야구를 해주기 때문이다. 자신이 타점을 올리는 동시에 타점 기회까지 만들어준다.
김경문 감독은 “타 팀에서 보면 탐나는 카드일 것”이라며 흐뭇해했지만 “생각이 많은 스타일이다. 1년 내내 야구를 잘할 순 없다. 안 좋았던 기억은 훌훌 털고 의연하게 임하면 좋겠다. 기록 역시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니라 열심히 하다보면 달성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