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치고 잘 달리는 타자를 두고 ‘호타준족’이라는 표현을 쓴다. ‘20홈런-20도루’ 또는 ‘30홈런-30도루’는 호타준족의 상징과도 같은 기록이다.
NC 에릭 테임즈(29)는 잘 치고 잘 달리는 4번타자다. 3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20호 도루를 성공시키며 일찌감치 20-20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KBO리그 역대 39번째이자, 외국인선수로서는 7번째 기록이다.
역대 최초 ‘20-20’은 1989년 김성한(해태)이 26홈런-32도루로 달성했다. 1991년 이호성(해태) 장종훈(빙그레), 1992년 이정훈(빙그레) 송구홍(LG) 이순철(해태), 1994년 김재현(LG)이 그 뒤를 이었다. 김재현은 18세 11개월 5일로 역대 최연소 20-20 기록을 갖고 있다.
호타준족이라는 말을 일반화시킨 이는 따로 있었다. 1996년 신인 박재홍(현대)은 20-20도 모자라, 30홈런-36도루를 올리며 처음으로 30-30 클럽에 가입했다. 당시 그가 세운 22세 11개월 27일의 기록은 여전히 역대 최연소 30-30 기록으로 남아있다.
30-30은 총 7차례 나왔는데, 이중 박재홍이 3차례(1996·1998·2000년)나 된다. 그가 2000년 달성한 32홈런-30도루를 끝으로 30-30 클럽의 명맥은 끊긴 상황이다.
테임즈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충분히 30-30을 달성할 수 있다. 테임즈는 날짜 기준으로는 역대 최단기간인 7월 3일, 20-20을 작성했다. 종전에는 2000년 박재홍의 7월 9일이 가장 빨랐다. 팀이 치른 경기수 기준으로는 역대 3번째(75경기)다.
테임즈에 앞서 20-20을 달성한 외국인선수는 총 4명 있었다. 1999∼2000년 제이 데이비스(한화), 2001년 매니 마르티네스(삼성), 2008∼2009년 덕 클락(한화-히어로즈)과 지난해 야마이코 나바로(삼성)다. 이 중 데이비스는 1999년 30홈런-35도루로 30-30까지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