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하반기 경륜에서 태풍의 눈은 정종진이다. ‘다크호스’ 정종진의 가세로 경륜 최강자들 간의 경쟁에서 승자를 예측하기 더욱 힘들어졌다.
욱일승천(旭日昇天 : 떠오르는 아침 해처럼 세력이 성대해 짐) 파죽지세(破竹之勢 : 힘이 강대해 대적을 거침없이 물리치고 쳐들어가는 기세) 괄목상대(刮目相對 : 학식이나 재주가 전에 비해 몰라볼 정도로 부쩍 향상 됨). 그렇다. 정종진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이쯤 될 듯하다.
정종진의 경륜인생은 2015년 5월을 기준으로 둘로 나뉜다. 그 이전까지 정종진은 ‘가능성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5월 이후의 정종진은 무섭게 치고 올라온 ‘경륜의 새 별’이다. 정종진의 4월까지 승률은 19전 9승으로 47%에 불과했다. 하지만 5월부터 페달에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5∼6월 두 달 간 승률이 80%로 껑충 뛰어올랐다. 8연승을 포함, 15회 출전해 무려 12승을 거뒀다. 화룡점정을 찍은 것은 상반기 최고의 빅매치였던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챔피언 타이틀이다. 이사장배를 거머쥔 정종진은 7일 현재 슈퍼특선급의 ‘백전노장’ 김민철까지 제치고 랭킹 8위로 뛰어 올랐다. 지난해 그는 35위였다.
이 같은 초고속 성장에 힘입어 다승 부분에서도 박용범(24승), 김주상(24), 이현구(22승)에 이어 21승으로 단숨에 4위에 자리했다. 이사장배 우승상금 1800만원까지 획득하며 상금도 9560만원으로 지난해 21위에서 역시 4위로 치솟았다.
이제 하반기 경륜의 구도는 기존 빅3(박용범, 이현구, 김주상) 대 정종진의 대결로 압축됐다. 정종진이 파죽지세의 기세를 이어나가 ‘신 4강 체제’가 구축될 것인가. 아니면 정종진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인가. 분명한 것은 정종진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치부하기엔 ‘찻잔’이 너무 커졌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