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허경민 급성장, 오랜 2군-백업 거쳐 잠재력 폭발 두산의 화수분 야구, 오랫동안 강팀 반열 이끄는 원동력
두산은 ‘화수분 야구’로 유명하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비켜가는 팀이다. 1군 주전과 백업은 물론, 2군까지 단단하게 이어져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10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롯데 선수들을 바라보며 “몇 년 전 2군에서 정훈과 오승택이 정말 잘했다. 그때 방망이 치는 걸 보면, 정말 탄성이 나왔다. 잘 될 줄 알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언급한 정훈과 오승택 모두 2010년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김 감독은 2군 코치로 내려가 있던 그 해, 둘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본 것이다.
하지만 정작 2군 선수들이 강한 팀은 두산이다. 현재 두산 내야진을 지키고 있는 허경민이나 김재호 모두 오랜 백업과 2군 생활을 보낸 이들이다. 두꺼운 선수층에 밀려서 그렇지, 다른 팀이었으면 진작 1군에서 뛰었을 선수들이다.
올 시즌 둘은 나란히 3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두산의 하위타선과 내야진을 지키고 있다. 김재호는 ‘공포의 9번타자’다. 10일까지 성적은 타율 0.339(233타수 79안타) 1홈런 31타점. 허경민은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최근 선발출장 경기가 많아지면서 타율 0.313(147타수 46안타) 12타점을 기록 중이다.
6-5로 승리한 10일 롯데전서도 둘의 활약이 빛났다. 허경민은 0-0이던 2회초 1사 1·2루서 가운데 담장을 맞히는 2타점 3루타를 때려내 선취점을 만들었다. 김재호는 3-2로 앞선 6회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치고 나가 민병헌의 적시타로 4점째를 올렸다.
김재호와 허경민 모두 올 시즌 비약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김재호는 손시헌이 FA로 NC 유니폼을 입으면서 날개를 달았다. 꾸준한 출장 기회가 그의 잠재력을 깨운 것이다. 허경민도 마찬가지다. 고교 시절 최고 유망주의 진가를 보이는 중이다.
두산의 화수분 야구는 팀을 오랜 시간 강팀의 반열에 올려놓는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1군 백업, 그리고 2군에 있는 선수들이 자리가 생기기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당당히 1군 주전으로 도약해 두산의 하위 타선과 내야진을 이끌고 있는 김재호와 허경민이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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