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성근(73) 감독은 1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얘기를 나누다 올스타전에서 김응룡(74) 전 한화 감독의 은퇴식과 관련해 추진하고 있는 행사 일부를 공개했다. 특히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15 타이어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김응룡 감독이 1이닝 동안 지휘봉을 잡는 깜짝 이벤트를 마련한 사실을 소개했다.
김응룡 감독은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명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로 출범 이듬해인 1983년 해태 사령탑을 맡자마자 우승을 한 것을 시작으로 역대 가장 많은 10차례(해태 9차례·삼성 1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쌓았다. 역대 두 번째로 우승을 많이 한 감독이 현대 시절 4차례 우승한 김재박 감독과 최근 4연패를 달성한 류중일 삼성 감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0회 우승은 앞으로도 좀처럼 깨기 힘든 기록임에 틀림없다.
김응룡 감독은 정규시즌에서만 2935경기를 지휘해 1567승68무1300패(승률 0.547)을 기록했다. 역대 감독 최다경기, 최다승, 최다패 기록 역시 그의 몫이다. 그러나 2013년 한화 감독으로 현장에 돌아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최하위를 하면서 명성에 흠집을 남겼다.
김성근 감독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오랜 친구이자 적장으로 승부의 대척점에 섰던 김응룡 감독이 이대로 무대에서 물러나는 것은 거장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현역 후배 감독들과 함께 의미 있는 은퇴식을 마련하는 데 뜻을 함께 했다. 그러면서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감독 은퇴식’이 펼쳐지게 됐다(스포츠동아 6월 29일자 ‘거장 김응룡을 위한 감동의 선물’ 단독 보도 참조).
처음엔 단순히 김응룡 감독에게 공로패를 전달하는 수준에서 논의가 됐지만, 올스타전에서 감독으로 마지막 지휘봉을 잡고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할 기회를 주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올해부터 10구단 kt가 1군 무대에 진입하면서 이번 올스타전은 처음으로 나눔올스타(종전 서군)와 드림올스타(종전 동군)의 이름으로 별들의 잔치를 치르게 된다. 김응룡 감독은 김성근 감독이 속한 나눔올스타(넥센, NC, LG, KIA, 한화) 벤치에 앉을 예정이다. 전년도 최고 성적을 거둔 팀의 감독이 올스타전 공식 사령탑을 맡게 되는 규정에 따라 나눔올스타는 지난해 준우승팀인 넥센 염경엽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데, 염 감독이 이번 올스타전에서 첫 1이닝을 김응룡 감독에게 양보하는 모양새를 갖추는 것이다.
KBO도 현역 감독들의 요청에 따라 김응룡 감독 은퇴식과 관련해 세부 행사들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광판을 통해 김 감독의 업적을 담은 동영상을 준비하는 등 팬들과 추억을 공유할 계획이다.
김성근 감독은 이날 잠실구장 원정 감독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전 김응용 감독과 통화했다. 대단한 업적을 남긴 감독이다. 그만큼 예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스타전은 현 소속된 팀의 유니폼을 입는다. 그렇다면 김응룡 감독은 올스타전 때 어떤 유니폼을 입고 덕아웃에 앉을까. KBO와 김응용 감독이 앞으로 논의를 할 예정인데, 현재로선 그가 몸담았던 해태, 삼성, 한화 등 특정팀 유니폼보다는 나눔올스타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KBO 관계자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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