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이 지구 온 것 같아’…윌리엄스, 두 번째 ‘세리나 슬램’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2일 15시 07분


스포츠 스타 가운데 외계인이 지구에 온 것 같다는 극찬을 듣는 경우가 있다. 테니스에서는 세리나 윌리엄스(34·미국)가 해당될 것 같다. 한 번도 하기 힘든 4연속 메이저 우승을 생애 두 번째로 달성해서다.

12일 영국 런던 인근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여자단식 결승. 세계 1위 윌리엄스는 메이저 첫 우승을 안았던 1999년에 6세 꼬마였던 세계 20위 가르비녜 무구루사(스페인)를 2-0(6-4 6-4)으로 눌렀다. 이로써 윌리엄스는 지난해 US오픈과 올해 호주오픈, 프랑스오픈에 이어 메이저 트로피 4개를 휩쓸었다. 그는 2002년 프랑스오픈부터 2003년 호주오픈까지 4 연속 제패하며 그랜드슬램과 자신의 이름을 합성한 신조어인 ‘세리나슬램’을 처음 이뤘었다. 이번에 세리나 슬램 ‘시즌 2’가 완성됐다.

윌리엄스는 또 33세 289일로 역대 메이저 최고령 여자단식 우승자도 됐다.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가 1990년 세웠던 종전 기록(33세 263일)을 깨뜨린 것이다.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통산 21번째 우승으로 마거릿 코트(24회·호주)와 슈테피 그라프(22회·독일)의 기록에도 한발 더 다가섰다. 우승 상금은 188만 파운드(약 32억 8000만 원).

윌리엄스의 코치인 패트릭 모라토글루인 “윌리엄스는 지는 것을 거부한다. 패배의 기운을 느낄 때 오히려 더욱 강한 힘을 찾아 자신의 레벨을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강한 정신력으로 유명한 그는 2011년 발부상과 폐색전증이 겹쳐 세계 랭킹이 170위 밖으로 밀려났지만 극복했다. 여느 남자 선수 못지않은 단단한 하체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 시속 200km를 넘나드는 강력한 서브는 여전히 위력적이다.

윌리엄스가 8월 말 US오픈에서 대회 4연패에 성공하면 1988년 그라프 이후 처음으로 한 해 모든 메이저 대회 우승을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에 마침표를 찍는다. “굉당힌 흥분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라”는 윌리엄스의 시선은 어느새 뉴욕(US오픈 장소)을 향하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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