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은 달라졌어도…‘유니버시아드 3부녀’를 향한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2일 18시 17분


아버지 허정우 씨(48)는 잘 나가는 아이스하키 선수였다. 1988년 연세대가 고려대를 꺾고 2년 만에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할 때 최우수선수였다. 허 씨는 이듬해 소피아(불가리아) 겨울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출전했다. 2015년 광주에는 딸 허예림(18)이 캐나다 리듬체조 대표로 왔다. 국적은 달라도 부녀(父女) 모두 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허 씨는 2003년 가족과 함께 캐나다 밴쿠버로 이주해 아이스하키 지도자로 일하고 있다.

6세 때 캐나다로 간 허예림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리듬체조를 시작했다. 방과 후 취미 활동으로 하다 국가대표까지 됐다. 하지만 유니버시아드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9월에 장학생으로 입학하는 토론토대에서는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기 어려워 리듬체조를 그만두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신 2년 뒤 타이베이(대만) 대회에는 동생 허유림(16)이 출전해 ‘유니버시아드 3부녀’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언니보다 6개월 늦게 리듬체조를 시작한 동생도 이미 국가대표에 뽑혔다. 두 딸과 함께 광주에 온 어머니 하여주 씨(46)는 “애들이 아버지의 운동 유전자를 물려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허예림은 10, 11일 이틀 동안의 경기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하 씨는 “긴장해서 손에 땀이 많이 났다고 하더라. (국가대표로)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대견하다”고 말했다.

광주=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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