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20·롯데)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총상금 400만 달러)에서 프로 데뷔 이후 처음 컷 탈락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김효주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 골프장(파70)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는 1개에 그치고 보기를 무려 7개나 쏟아낸 끝에 6오버파 76타를 쳤다. 중간합계 6오버파 146타를 적어내 기준 컷오프 4오버파보다 2타 더 많이 치면서 본선진출에 실패했다.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온다. 가장 먼저 준비 부족이다. 김효주는 6월16일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을 끝내고 귀국했다. 이후 3주 동안 국내에 머물면서 기아자동차한국여자오픈과 중국에서 열린 금호타이어여자오픈에 출전했다. 그리고 6일 미국으로 떠났다. US여자오픈 개막을 불과 사흘 남겨 놓은 상태였다.
US여자오픈이 열린 랭커스터골프장은 개막전부터 어렵게 세팅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그로 인해 많은 선수들은 미리 코스를 탐방하기 위해 사전 연습라운드를 실시하는 등 준비에 들어갔다. 사흘 전에 도착한 김효주는 준비할 시간이 짧았다.
시차 적응 및 체력적인 문제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동부지역은 한국과 -13시간의 시차가 있다. 밤과 낮이 바뀌기에 시차 적응을 위해선 적어도 3∼4일의 시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김효주는 5일 중국에서 경기를 끝낸 뒤 귀국했다가 다음날 미국으로 떠났다. 이틀 동안 3개국을 이동하는 강행군이었다. 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새 캐디를 영입했다. US여자오픈에서 두 번째 경기를 했다. 호흡이 완벽하게 맞을 리 없다.
기록 부문에서도 준비 소홀과 체력 문제가 엿보인다. 특히 장기인 아이언 샷과 퍼트의 정확성이 크게 떨어졌다. 김효주는 이번 대회에서 61%의 낮은 그린 적중률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 72.46%에 비하면 한참 떨어진다. 퍼트 수 역시 2라운드에서는 무려 34개나 적어냈다. 시즌 평균은 29.04개. 코스 파악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드라이브 샷 거리도 시즌 평균에 한참 모자랐다. 1라운드에서는 240야드로 비교적 괜찮았지만 2라운드에서는 228야드에 불과했다. 시즌 평균은 251야드. 체력저하가 원인이 될 수 있다.
그 결과 이번 대회에서 한번도 언더파 성적을 내지 못했다. 첫날 이븐파에 이어 둘째 날 6오버파. 특히 6오버파는 올해 LPGA 투어에서 기록한 최악의 성적이다. 김효주는 앞서 12개 대회를 뛰면서 47라운드를 했다. 이 중 오버파 성적을 기록한 건 7번뿐이었다. 3월 HSBC 위민스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쳤고, KPMG 위민스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1오버파 74타를 기록했다.
새로운 과제도 생겼다. 2라운드 극복이다. 올해 기록한 8차례의 오버파 성적 중 7번은 2라운드 때 나왔다. 징크스가 될 수도 있다.
한편 양희영(25)은 12일(한국시간) 열린 3라운드까지 중간합계 8언더파 202타를 쳐 스테이시 루이스(미국·5언더파 205타)에 3타 앞선 단독선두를 달렸다. LPGA투어 통산 2승을 기록 중인 양희영은 3번째 우승과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눈앞에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