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의 강자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미국 내셔널 타이틀 LPGA US여자오픈(총상금 400만 달러) 정상을 차지한 것.
전인지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랭커스터 컨트리클럽(파70·6289야드)에서 열린 제70회 US여자오픈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에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6타를 쳤다.
합계 8언더파 272타를 적어낸 전인지는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인 양희영(26)을 1타차로 제치고 처음 출전한 미국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전인지는 LPGA 첫승을 메이저타이틀로 장식했다.
이제 21살에 불과한 전인지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한국과 일본, 미국 3개국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전인지는 올 시즌 한국 무대에서 3승, 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 메이저대회 살롱파스컵에서 우승한 데 이어 US여자오픈 우승까지 차지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전인지는 루키 시절인 지난 2013년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5월에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메이저대회인 월드레이디스 살롱파스컵 챔피언십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70년 역사의 US여자오픈에서 첫 출전에 정상까지 오른 이는 전인지를 포함해 4명 뿐이다.
한국 선수가 US여자오픈 패권을 거머쥔 것은 이번이 8번째다. 앞서 박세리(1998년)와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 2013년), 지은희(2009년), 유소연(2011년), 최나연(2012년)이 우승을 경험했다.
태극 낭자들은 최근 9차례 대회 중 7번이나 정상을 맛보며 US여자오픈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4타차를 뒤집는 짜릿한 역전 드라마였다. 단독 3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한 전인지는 초반부터 버디 행진을 벌이면서 심상치 않은 흐름을 예고했다.
전인지는 1번과 3번홀 징검다리 버디로 본격적인 추격을 알렸다. 7번홀에서 세 번째 버디를 수확했지만 8번홀 보기로 주춤했다. 10번홀에서도 파세이브에 실패하며 흔들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인지의 우승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선두 양희영은 8번홀까지 9언더파로 여전히 전인지에게 3타 앞섰다.
후반 라운드 들어 변화가 감지됐다. 양희영은 11번홀에서 1타를 잃은 뒤 14번홀에서도 1m 가량의 짧은 파퍼트를 놓쳤다.
이 사이 전인지가 힘을 냈다. 12번홀 버디로 양희영을 바짝 추격했다.
운명이 갈린 것은 15번홀이었다. 전인지가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한 반면 양희영은 또 다시 보기를 범했다. 줄곧 우위를 지키던 양희영이 전인지에게 2타차 선두를 내준 순간이었다.
흐름을 탄 전인지는 16번과 17번홀 연속 버디로 치고 나갔다. 특히 16번홀(파4)에서는 긴 버디 퍼트가 홀컵에 빨려 들어가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갔다.
양희영도 쉽게 물러나지는 않았다. 패색이 짙던 양희영은 16번홀 티샷을 그대로 그린에 올리더니 이글 퍼트까지 성공하며 불씨를 살렸다. 17번홀에서는 버디로 희망을 이어갔다.
쫓기는 신세가 된 전인지는 마지막 홀에서 부담을 느낀 듯 보기를 기록했다. 양희영이 파세이브를 하면 연장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
하지만 양희영의 오르막 파퍼트는 홀컵을 외면했고 결국 전인지가 제70회 US여자오픈의 주인공이 됐다.
양희영은 다 잡았던 우승을 놓쳤다. 버디 3개, 이글 1개를 잡는 사이 보기 6개를 쏟아냈다. 최종합계 7언더파 273타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은 다음으로 미뤘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3언더파의 분전 속에 최종합계 5언더파 275타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함께 공동 3위를 차지했다.
2011년 챔피언인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은 최종합계 3언더파 277타로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챔피언 미셸 위(26·나이키골프)는 왼쪽 다리 부상 탓에 최고의 기량을 펼치지 못한 채 최종합계 2언더파 278타 11위로 마쳐 2연패가 무산됐다. 세계랭킹 2위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캘러웨이)는 공동 12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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