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을 마피아보다 더 썩은 집단으로 비유하면서 미국 주도의 신속하고 강도 높은 FIFA 개혁을 주문하고 나섰다.
미 상원 상업과학교통위원회 산하 소비자보호소위원회는 15일 워싱턴에서 FIFA 비리와 관련한 청문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제리 모런 의원(공화당)은 “FIFA의 비리는 빠른 시일 내에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며 “미국과 미국축구연맹(USSF)은 서둘러 FIFA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리처드 블루먼솔 의원(민주당)도 “USSF가 언제쯤 FIFA 개혁에 착수할 것인지 궁금하다. 무엇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도 알고 싶다”며 모런 의원을 거들었다. 블루먼솔 의원은 특히 FIFA를 마피아 같은 범죄 집단에 비유하면서 “마피아도 이처럼 노골적으로 뇌물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국 의회가 스위스 취리히에 본부를 둔 FIFA의 비리 척결을 강하게 주문하고 나선 건 미국 내에서 FIFA 간부들의 범죄 행위가 있었기 때문이다. 미 법무부는 월드컵 개최지 선정 등과 관련해 모두 1억5000만 달러(약 1721억 원)의 뇌물을 받은 FIFA 전현직 간부 14명을 기소한 상태다. 미국 정부는 FIFA 간부들이 뇌물수수를 미국 내에서 모의했고, 실제 뇌물자금도 미국 은행을 통해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USSF가 그동안 FIFA 간부들의 비리에 무관심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FIFA 비리를 15년간 파헤쳐온 영국의 프리랜서 기자 앤드루 제닝스 씨는 청문회 증인으로 나와 “USSF의 임원들이 척 블레이저 전 FIFA 집행위원의 뇌물수수 비리를 몰랐다는 건 문제”라고 했다. 미국 축구계의 거물인 블레이저 전 집행위원이 자신의 뇌물수수 및 탈세 혐의에 대한 플리바기닝(범죄 수사에 협조하고 형벌을 감면받는 것) 과정에서 FIFA 비리를 검찰에 털어놓은 게 FIFA 뇌물 수사의 단초가 됐다.
한편 FIFA 개혁을 위한 캠페인에 나선 국제투명성기구와 국제노동조합연맹 등은 FIFA의 돈줄 역할을 하는 코카콜라, 비자카드, 아디다스 등의 스폰서 기업들도 캠페인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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