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7시 30분 경기 김포시 감암로 김포레코파크 옥상 풋살 경기장. 회사나 학교 수업을 마친 뒤 유니폼을 입은 6개 클럽 선수 60여 명이 몰려들었다. 자이언트와 스타 경기를 시작으로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축구장의 약 3분의 1 크기의 좁은 공간에서 5명씩 겨루는 경기였지만 선수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볼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골이 터지면 국가대표 선수 못지않은 세리머니를 펼치며 열광했다.
국민생활체육회(국체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진국형 클럽리그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올해 새롭게 출범시킨 스포츠클럽 시군구리그가 국민에게 새로운 활력소를 주고 있다. 국체회는 지난해까지 11개 종목 3만2000개 클럽이 참가하던 클럽리그를 6개 종목(축구, 야구, 농구, 풋살, 게이트볼, 테니스) 1440개 클럽이 참여하는 대회로 만들었다. 권역별로 열리다 보니 이동거리상의 문제가 많았고 리그라기보다는 지역 토너먼트 대회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자율에 맡기다 보니 리그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측면도 있었다. 지역을 시군구로 한정하고 주관단체인 전국종목별연합회가 일정 이상의 실력이 있는 팀을 가려 펼치는 명실상부한 리그를 만든 이유다.
국체회는 장기적으로 종목을 확대하고 종목별 하부리그까지 만들 예정이다.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이 순수 아마추어 팀을 수준별로 단계적으로 나눠 리그를 운영하는 시스템을 확보하기 위한 출발인 셈이다. 잉글랜드 등 축구 선진국이 프로축구를 1부와 2부, 3부, 4부, 5부 외에 11부, 12부 등 지역 아마추어리그까지 운영하듯 국내에도 가장 아래의 풀뿌리 생활체육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선진국에서는 지역리그에서 스포츠를 즐기다 계속 상위 리그로 옮겨 프로 선수가 돼 화제가 되기도 한다.
이번 지역별 리그 참가팀은 두 단계를 거쳐 확정했다. 시군구종목별연합회가 팀을 뽑아 리그 운영계획 등을 첨부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전국종목별연합회가 심사해 결정하는 방식이다. 김포 풋살리그의 경우 김포시풋살연합회가 수십 개 팀 중 6개 팀을 선발해 리그 운영방식을 정했고 전국연합회가 최종 선택해 열리게 된 것이다. 풋살리그는 전국 40개 지역에서 200개 팀이 출전해 지역 리그를 벌인다. 심재호 경기도풋살연합회 회장(63)은 “여러 팀 중 일부만 선택해 리그를 치르다 보니 참여하는 선수들의 자부심도 크다. 좁은 공간이지만 축구의 기술을 다 보여줄 수 있어 참여자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밝혔다.
김포 자이언트팀의 박태호 씨(25)는 “풋살이 축구보다 좁은 공간에서 열리기 때문에 마음이 훨씬 편하다. 또 패스와 페인트 등을 위주로 하다 보니 기술 습득에 좋다. 어릴 때부터 풋살을 하면 축구 선수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이언트의 여자 선수인 노보라 씨(23)는 “남자 선수들과 겨루기는 쉽지 않지만 가끔 어머니 등 여자 선수들과 어울려 경기하다 보면 재밌다. 좁은 공간에서 빠르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강한 체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체회는 지역별 리그를 10월까지 마친 뒤 종목별 상위 팀이 출전하는 전국 최강전도 마련했다. 양우영 국체회 스포츠클럽리그 담당 과장은 “참가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클럽 최강전을 만들었다. 11월부터 12월까지 종목별 클럽 최강전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동기획: 국민생활체육회-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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